사설·칼럼

[데스크 칼럼] 브렉시트 공포를 이기는 법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26 17:53

수정 2016.06.26 17:53

관련종목▶

[데스크 칼럼] 브렉시트 공포를 이기는 법

남극해나 북극해를 운항하는 원양선사들은 바다를 떠다니는 빙산(유빙)을 무서워한다. 빙산은 수면 위에 보이는 부분은 작아 보여도 물밑 부분이 커서 충돌 시 대형 선박사고의 원인이 된다. 아직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1514명이 사망한 사고인 타이타닉호의 침몰도 빙산과의 충돌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자료를 보면 북극에는 피아노 크기 정도의 작은 빙산에서부터 수면 위로 나와 있는 부분만 해도 10층 높이의 건물만큼 거대한 크기의 빙산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남극의 빙산은 길이가 8㎞에 이르는 대형도 있다. 바람의 영향을 받으면 시속 1.8㎞ 정도의 속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이러한 유빙의 수가 더 늘어나고 있어 선사들은 공포의 대상이다.

지난주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에 빠트린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결과는 마치 유럽연합(EU)이라는 거대한 빙벽에서 영국이라는 대형 빙산이 떨어져 나와 글로벌 경제의 골칫덩어리가 된 듯한 느낌이다. 빙산의 물속 크기를 알기 어렵듯이 영국의 브렉시트는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다.

이런 불확실성은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국내는 물론 세계 증시는 폭락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증시 시가총액은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로 불과 하루 만에 2조5464억달러(약 2987조원) 증발했다.

즉, 첫 EU 탈퇴라는 점에서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 생겼고 글로벌 경제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또 계속해서 빙산이 떨어져 나가듯이 EU 국가들의 도미노 탈퇴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지만 누구 말이 맞을 지 알 수 없다.

투자자들은 공포다. 사람이 공포의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자기보호' 때문이란다. 즉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뇌가 몸에 위험감지 신호를 보내며 그때부터 공포라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지난 금요일 공포지수는 24%나 급등했다.

과거 리먼사태나 글로벌 악재가 터졌을 때마다 증시는 충격을 받았다. 2010년 3월 그리스 구제금융 -12.8%,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22.5%, 2012년 5월 유럽 재정위기 -13.7%. 가깝게는 지난해 12월 중국 경기 우려와 유럽은행 위기가 한꺼번에 오면서 -8.95%로 급락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그때마다 저가매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지난 금요일 일부 연기금은 긴급회의를 갖고 변동성이 커진 지금을 유럽투자의 적기로 판단했다.

단기 충격을 받더라도 투자금을 거둬들이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역발상 투자를 생각하고 있다. 주식으로 큰돈을 번 투자자들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공포를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다. 좋은 주식을 싸게 살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주식투자금 100달러로 시작해 오늘날 세계적 갑부가 된 워런 버핏. 그의 명언 가운데 이런 말이 있다. '시장의 폭락을 좋은 사업을 매수하는 기회로 삼아라' 또 증시 격언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 기회는 소녀처럼 왔다가 토끼처럼 달아난다'. 브렉시트 공포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cha1046@fnnews.com 차석록 증권부장·부국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