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김준기 동부 회장 '전자·금융' 양축으로 그룹 재건 나서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6.26 19:22

수정 2016.06.26 19:22

동부하이텍·동부대우전자·동부라이텍·㈜동부 등
4대 전자계열사 모두 1분기 이어 2분기도 흑자 전망
김회장, 동부대우전자에 60억 출연.. 매각 가능성 해소
동부하이텍 채권단, 매각방침 철회.. 경영불확실성 해소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마지막 퍼즐'인 동부하이텍의 거취가 독자생존으로 결론이 나면서 동부 전자계열사가 금융과 함께 그룹 재건을 이끌 한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창업주인 김준기 회장이 전자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때마다 사재 출연을 통해 '구원투수'로 나선 데다 매각이 철회된 동부하이텍을 통한 시스템반도체 사업 의지를 불태우면서 향후 총수 차원의 '전자사업 챙기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준기 동부 회장 '전자·금융' 양축으로 그룹 재건 나서

김준기 동부 회장 '전자·금융' 양축으로 그룹 재건 나서

■전자계열사, 그룹 재건 핵심 부상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 2013년 12월 유동성 위기에 빠진 동부그룹과 체결한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포함시켰던 매각방침을 사실상 백지화하면서 동부하이텍의 경영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동부 측에 공식적으로 통보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매각 주관사에 동부하이텍 매각방침 철회를 알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3년 가까이 표류하던 매각작업으로 약화됐던 해외 수주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부는 3년 가까운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그룹 규모가 반토막났지만 최근 전자계열사의 동반 흑자 기조속에 동부하이텍 매각 철회까지 이어지면서 금융과 함께 전자사업이 그룹의 미래를 이끌 요체로 급부상했다.

한때 매출 4000억원에 4000억원의 적자에 빠졌던 동부하이텍은 시스템반도체 호황속에 작년 15년만에 1250억원의 흑자를 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올 1·4분기에도 407억원의 이익을 내면서 그룹의 전자사업을 이끌고 있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은 이익이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며 "향후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등 새롭게 등장하는 IT제품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선점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2013년 동부그룹에 인수된 동부대우전자도 올 1·4분기 30억원의 경상이익을 내며 서서히 힘을 보태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업체인 동부라이텍과 정보기술(IT) 사업을 담당하는 ㈜동부도 올 1·4분기 소폭의 이익을 내면서 전자계열 4형제가 동반 흑자를 달성했다. 동부 관계자는 "2·4분기도 계열사별 차이는 있지만 4대 전자계열사가 모두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총수, "전자사업 절대 포기안해"

동부는 구조조정 초기인 2014년 4월에는 재계 순위가 26위였다가 올 현재 45위까지 떨어졌다. 2013년말 66개에 달했던 계열사수도 현재 25개로 41개나 축소됐다.

그러나, 창업자이자 그룹 총수인 김준기 회장은 구조조정의 긴 터널속에서도 전자사업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김 회장은 고비때마다 전자계열사들을 막후에서 지원하는데 적극 나섰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동부하이텍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면서 2009년에는 사재 3000억원을 출연해 회사 경영 정상화에 앞장선 일화는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사재출연이 동부하이텍 기사회생에 큰 역할을 했지만 이후 김 회장은 이자와 원금 부담을 떠안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 회장은 최근 매각 위기에 처했던 동부대우전자 살리기에도 나섰다. 이달 동부대우전자가 추진한 65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동부 관계자는 "동부대우전자가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약정한 자기자본 1800억원 유지를 위한 증자에 김 회장이 60억원을 출연해 매각 가능성을 해소했다"며 "아울러, 증자 재원으로 양문형냉장고, 대형세탁기 등 프리미엄급 신제품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더욱 큰 폭의 이익 확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00년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진출할 당시 '나는 망해도 좋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메모리반도체가 국가적으로 필요하다.
만에 하나 내가 실패하더라도 누군가가 우리를 이어받아 성공시킨다면, 나는 개척자로서의 역할에 충분히 보람을 느낀다'고 밝히기도 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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