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간별 교습비만 간단 게시 '꼼수' 많아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01 17:40

수정 2016.07.01 18:31

학원 교습비 외부표시제 첫날.. 강남-홍대 온도차
강남 영어학원 대부분 준수.. 미술학원 등은 안붙여
1일 서울시내 한 중고생 영어, 수학 전문학원 입구에 학원비가 게시돼 있다. 학원 간판 오른쪽 상단으로 눈에 잘 띄는 위치지만 게시 내용은 교습과목과 교습비에 그쳐 내용이 상세하지 않은 편이다.
1일 서울시내 한 중고생 영어, 수학 전문학원 입구에 학원비가 게시돼 있다. 학원 간판 오른쪽 상단으로 눈에 잘 띄는 위치지만 게시 내용은 교습과목과 교습비에 그쳐 내용이 상세하지 않은 편이다.


#. 1일 서울 강남의 한 보습학원, 아파트 단지 내 상가건물 3층에 자리잡은 학원 입구에 들어서자 문 앞에 교습비 내역이 적힌 게시물이 보였다. 게시물에는 반 당 정원과 교습 기간, 시간, 금액이 적혀 있다.
또 다른 중고생 수학 전문학원에도 이날자로 교습비 안내물이 부착돼 있다. 이 학원은 기간별 교습비만 간단히 게시했다. 그러나 아무 게시물이 붙어있지 않은 학원도 상당수였다. 서울지역에서 학원 교습비의 외부표시 의무제가 시작된 1일 학원가 움직임은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였다. 특히 교습비 게시를 한 곳도 의무사항 중 일부만 공개하는 등 꼼수가 많았다.

■학원비 외부표시…강남-홍대 온도차

강남지역은 전반적으로 외부표시제를 지키는 분위기였지만 게시 내용은 미흡했다. 강남 주택가에 위치한 중고등학생 대상 수학이나 영어 보습학원 등은 규모가 크지 않은데도 수강비 관련 내역을 비교적 상세하게 게시했다. 또 다른 영어 학원의 경우 교습과목과 반당 정원, 총 교수 시간과 기간을 비롯해 기타경비를 포함한 의무사항 모두를 붙였다.

인근에 위치한 수학.영어학원은 정문 전면에 강의료를 게시했지만 교습과목과 금액이 전부였다.

학원이 밀집한 강남역 학원가도 교습비 게시상황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토익이나 공무원 시험 학원 등은 학원비 할인 내역을 비롯해 비교적 상세하게 수강료가 게시돼 있었지만 일부 학원의 경우 학원비는 여전히 비공개였다. 강남지역과는 달리 홍익대 앞은 대부분 교습비 외부표시제에서 비켜나 있는 분위기다. 크고 작은 학원이 줄줄이 들어서 있지만 교습비를 붙인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날 확인한 홍익대 앞 미술학원 30여곳 중 교습비를 외부게시한 학원은 한곳 뿐이었다. 건물 한채를 모두 쓰는 대형 미술학원 역시 마찬가지. 대부분 학원들이 교습비에 대한 안내를 붙여야 할 자리에 지난해 입시 합격자들의 이름만 줄줄이 붙여놨다.

학원 교습비 외부표시제는 교습비를 외부에서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건물 전체나 1층을 쓸 경우 건물 주 출입구에, 2층 이상일 경우 주 출입구나 학원의 출입문에 붙이도록 했다. 게시 내용은 반당정원, 총교습시간, 교습기간, 교습비, 기타경비(모의고사비, 재료비, 피복비, 급식비, 기숙사비, 차량비) 등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벌점과 과태료를 받게 된다.

■학원가 "학원비 외부표시 무슨 의미있나" 부정적

서울시교육청은 외부표시제 시행에 앞서 학원 계열별로 교육을 마친 상태다.

학원비를 공개하지 않은 한 학원은 "강의료는 수강 상담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면서 "경쟁사와 가격 경쟁 등 민감한 부분도 있어 공개적으로 게시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실제 학원가에서는 학원비 외부표시제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학원총연합회 관계자는 "학원은 학원비가 아니라 얼마나 잘 가르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학원을 미용실이나 중국집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쪽에서는 규제를 없애자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규제를 만들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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