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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에 '적색경보', 기존 이통사로 돌아가는 가입자 늘었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03 15:29

수정 2016.07.03 15:29

LTE 가입회선 확보해야 점유율 확대 가능
알뜰폰(MVNO·이동통신재판매) 가입자 둔화가 좀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데이터 중심으로 급속히 전환되면서 그동안 알뜰폰 시장 성장을 견인했던 3세대(3G) 가입회선 수가 제자리걸음을 걸으면서 전체 가입자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이 알뜰폰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확대를 중심으로 '반값 이동통신'이라는 가격 경쟁을 탈피, 알뜰폰만의 차별적 서비스를 통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업이 생존할 수 할 수 있도록 하는 옥석가리기로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알뜰폰 633만, 전월 대비 5만 증가에 그쳐
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633만으로 지난 4월말 대비 5만 회선 증가하는데 그쳤다. 4월말에도 전월 대비 3만 회선 증가에 그치면서 알뜰폰 성장 정체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4월에는 불량 선불 가입회선 등을 일제히 정리함에 따라 가입회선 증가세가 줄었다"며 "하지만 5월에는 특별한 회선정리 이슈도 없었는데도 지난 2013년 이후 월 기준 증가세가 가장 낮아 성장정체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뜰폰 가입회선 현황
(회선)
구분 15년 12월 16년 1월 16년 2월 16년 3월 16년 4월 16년 5월
2G 가입회선 471542 369723 346070 339929 322737 319101
3G 가입회선 4577974 4751978 4829881 4888419 4894619 4894966
LTE 가입회선 871362 920395 966339 1023259 1063167 1116113
합계 5920878 6042096 6142290 6251607 6280523 6330180
(미래창조과학부)
■알뜰폰에 실망한 가입자, 다시 이통3사로 돌아간다
그동안 알뜰폰 가입자 증가는 이동통신3사 가입자들이 싼 요금을 위해 알뜰폰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 하지만 알뜰폰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지난 2013년 말 이후에 알뜰폰에 가입한 가입자들의 2년, 3년 액정만료 기간이 되면서 알뜰폰 사용자들이 다시 이동통신3사로 돌아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요금이 강점인 알뜰폰에 매력을 느껴서 가입한 이용자들이 2년, 3년간 알뜰폰을 써보고 다시 기존 이동통신사로 돌아간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 알뜰폰도 요금, 서비스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알뜰폰 사업자들은 자체 전산망도 갖추지 않고 고객센터 인력도 소흘히하는 등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LTE 요금제를 발굴하는데도 시큰둥했다는 평가다.

■정부도 사업자 투자 유도...옥석가리기 방향으로 정책 선회해야
이에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도매대가를 낮춰주고 전파사용료를 면제해주는 등 전체 알뜰폰 사업자들을 위한 정책적 지원보다는 투자의지가 있고 LTE 요금제를 발굴하는 사업자들을 선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체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알뜰폰 상품
▲우체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알뜰폰 상품

정부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우체국 수탁판매 입점 사업자들은 반드시 하나 이상의 LTE 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 또 사업자들의 자체 전산망 구축을 독려하기 위해 데이터를 대량 구매해 자체적으로 데이터 관련 요금제를 발굴할 수 있도록 도매로 데이터를 구매할때 도매대가를 크게 낮춰주는 정책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도매대가 인하, 전파사용료 면제 유예 등을 포함한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7월초에 발표할 예정"이라며 "알뜰폰도 데이터 요금제 위주로 유도하기 위해 데이터를 도매로 구매하는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도매대가를 낮춰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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