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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파도에 올라타라(2)] "모바일혁명 4단계로 나눈다면 지금은 겨우 1.5단계"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03 18:46

수정 2016.07.03 20:00

안토니오 배라스 보스톤컨설팅그룹 이동통신 담당 연구원스마트폰 컴퓨팅 역량 커지는 2단계 혁명 2∼3년내 완성2020년께 주변 모든 사물 연동.. 프로그래밍 가능한 시대 올것
모바일 혁명이 궁극적으로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개인의 모바일 디바이스와 연동돼 보다 '스마트'한 기술을 구현하는 이른바 '프로그래밍 가능한 세계(Programmable World)'를 구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연계된 모바일 혁명은 결과적으로 디지털 격차를 줄여 전 세계적 사회문제 하나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그동안 스마트 기기를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잘 몰랐던 사람들도 프로그래밍화 된 세상에서는 제약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로써 누구나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보스톤컨설팅그룹(BCG)의 안토니오 배라스 이동통신 담당 연구원은 3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08년의 글로벌 모바일 업계 상위 10위권에 있던 기업 중 지난해 10위권에 포함된 곳은 한국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단 2곳 뿐"이라며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3세대(3G) 이동통신 도입 결단 등 빠른 결정력을 가진 한국기업들이 기존의 하드웨어 강점을 유지하면서 소프트웨어, 애널리틱스(분석), 데이터 등 융합기술을 발전시키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진=김범석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보스톤컨설팅그룹(BCG)의 안토니오 배라스 이동통신 담당 연구원은 3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08년의 글로벌 모바일 업계 상위 10위권에 있던 기업 중 지난해 10위권에 포함된 곳은 한국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단 2곳 뿐"이라며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3세대(3G) 이동통신 도입 결단 등 빠른 결정력을 가진 한국기업들이 기존의 하드웨어 강점을 유지하면서 소프트웨어, 애널리틱스(분석), 데이터 등 융합기술을 발전시키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지난 10여년간 놀라운 발전속도로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성장해온 모바일 시장이 포화에 달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모바일 산업은 앞으로 파괴적 혁신에 가속을 낼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된 것이다. 자율주행차, 모바일 헬스 등 다양한 분야로 기술이 확장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과 사물의 연결을 넘어 모든 것들의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세상이 구현되면서 모바일 혁명이 정점에 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20년 프로그래밍화된 세상, 디지털 격차 없앨 것"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보스톤컨설팅그룹(BCG)의 안토니오 배라스 이동통신 담당 연구원은 3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모바일은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개인의 모바일 디바이스와 연동돼 서로 소통하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세계'를 만들 것"이라면서 "누구나 별 다른 기술이 없어도 삶 속에서 편리하게 디지털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있는 새로운 파괴적 패러다임과 비즈니스 모델이 부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라스는 모바일 산업의 혁명을 4단계로 나눴을 때 지금의 단계는 1.5단계에 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5년 안에 더 흥미로운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는게 배라스의 진단이다.

배라스는 초기 피쳐폰 단계가 모바일 혁명의 1단계라고 진단했다. 2단계는 모바일에 컴퓨팅 기술을 넣은 스마트폰이다. 이후 3단계는 스마트폰과 사물들을 연결하는 단계, 최후단계는 사물들의 프로그래밍이 가능해져 서로 대화할 수 있고 융합되는 단계로까지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분류했다.

이에따라 현재 모바일에 컴퓨팅 기술을 넣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단계는 아직까지도 모바일 산업의 초기 단계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가장 가까운 시일 내인 2~3년내에는 모바일의 컴퓨팅 역량이 더 커지는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라스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세상'이 되는 것은 2020년에서 2025년 사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라스는 "기술의 사이클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다 5세대(5G) 이동통신이나 IoT의 표준이 정해지면 5년에서 10년 사이면 이런 세상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업들의 지속적 투자가 관건…지적재산권 보호 강화돼야

배라스는 모바일 혁명 가속화의 전제조건으로 기업들의 지속적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배라스는 "궁극적 모바일 혁명을 위해 전 세계 기업들이 매년 연구개발(R&D)에 1000억달러(약 113조원) 이상의 투자비가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배라스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적재산권(IPR)을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이 강화돼야 하고, 이를 통해 혁신을 위한 인센티브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장려하는 것 역시 모바일 혁명의 전제조건"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배라스는 모바일 산업이 다른 산업과 융합해 빠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방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AI와 결합한 서비스들이 일부 시장에 등장하고 있지만, 이를 가속화시키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적극적인 기술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배라스는 "기업들은 연결로 인해 어떤 가치를 창출해낼 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라스는 "현재는 변화 초기단계로 단지 기술을 연결하는 단계에 그치고 있지만, 연결을 넘어 모든 것이 서로 작동될때 어떤 가치를 창출해내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아직까지는 단순히 집에 있는 온도계, 카메라 등을 연결하는데까지는 갔지만, 그 이상으로 발전하지는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융합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정작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융합기술을 통해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차.모바일헬스 영향 클 것…보안문제 해결이 핵심

그러면서 배라스는 모바일 산업이 융합해 세계인의 삶에 큰 영향을 줄 분야로 자율주행차와 모바일 헬스케어를 꼽았다.

배라스는 "비즈니스 측면보다는 영향력 부분만을 놓고 볼때 자율주행차나 모바일 헬스케어는 우리 생활에서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분야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만큼 보안과 사생활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모바일 산업이 보안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큰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 모바일 헬스 분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건강정보를 전달해야하는데, 이 경우 의사나 가족외의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것에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배라스는 "소비자들이 개인정보가 저장되고 이용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에게 정보를 줄 지 직접 통제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라면서 "보안에 대한 규제와 거버넌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LG전자만 10년간 글로벌 모바일 톱10 유지...CDMA 성공이 기반

그동안 모바일 시장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며 사라진 업체도 수두룩하다. 빠르게 혁신하는 산업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하는 제조업체들도 대거 생겨날 수 밖에 없었던 것.

배라스는 "과거 2008년의 글로벌 모바일 업계 상위 10위권에 있던 기업 중 지난해 10위권에 포함된 곳은 단 2곳 뿐"이라며 "그 2개 기업이 한국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라고 꼽았다.

배라스는 차기 모바일 혁명에서도 한국업체들이 현재의 강점을 잘 이용한다면 충분히 성공신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업체들은 하드웨어에 강점이 있는데 특히 스마트폰의 구성품 중에서도 반도체를 잘 이용했다"면서 "이러한 역량은 다가올 모바일 혁명을 주도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는 "한국업체들의 빠른 결정력 또한 강점으로 작용했는데,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3세대(3G) 이동통신 기술을 적절하게 잘 채택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면서 "초기에 일본업체들 역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역량을 가지고 있었지만, 내수시장을 겨냥한 일본업체들과 달리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한 한국 기업들이 결과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키를 쥐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배라스는 "한국기업들은 기존의 하드웨어에서 가졌던 강점들을 유지시켜나가면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접목해야 한다"면서 "소프트웨어, 애널리틱스(분석), 데이터 등을 중심적으로 발전시키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국내업체들이 미래산업으로 점찍고 뛰어든 가상현실(VR)과 관련해서 그는 "한국기업이 VR분야의 리더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앞으로 소비자들이 얼마나 채택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아직 초기단계에 있지만 빠른 행보와 발전을 보이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진단했다.

■"모바일 서비스 진입장벽 더 낮춰야"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빅뱅'이라고 불릴 만큼의 대규모 지각변동이 진행중이다. 전 세계 273개의 스마트폰 주문자 상표생산 업체(OEM)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중 88%는 2007년 이후 진입한 신생기업이다. 기술은 물론 비용면에서도 경쟁이 심화된 레드오션인 상황.

이에 대해 배라스는 "모바일 산업에 글로벌 표준이 만들어지면서 기술 확보비용이 줄어 기업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며 "제품단가는 절반가량으로 줄어들면서도 성능은 좋아지고 있다"고 현재 시장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배라스는 "모바일 산업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긴 했지만, 모바일 사용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더 많은 신흥국에 확대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분야의 진입장벽이 더 낮아져야 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3G와 4세대(4G) 이동통신 서비스 사용 비율이 50%에 그쳐 모바일 서비스 진입장벽을 낮추면 모바일 산업이 확장 여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배라스는 중저가폰 시장이 아무리 커져도 프리미엄폰에 대한 수요는 독자적으로 지속적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보편화되면서 좀 더 발전된 기술을 이용하기 원하는 프리미엄폰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면서 "결국 시장은 기본적인 기능만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중저가폰 시장과, 최첨단기술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프리미엄폰 시장으로 양분돼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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