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5일 오전 10시부터 박 사장을 상대로 배출가스와 연비 등이 조작된 사실을 알았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소환예정 시각보다 20여분 빠른 오전 9시40분께 검찰청사에 나온 박 전 사장은 '배출가스 조작여부를 몰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몰랐다"고 짧게 답했다. '시험성적 조작에 관여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지난 2005년 폭스바겐 한국지사 설립 당시 초대 사장을 맡아 2013년 8월까지 8년 간 재직했다.
앞서 폭스바겐은 배출가스와 연비, 소음 인증을 통과하기 위해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 모두 139건의 시험 성적서를 위조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받지 않은 차량 461대를 국내에 들여와 팔기도 했다. 이밖에도 배출가스 부적합 판정을 받은 7세대 골프 1.4 TSI 차량의 ECU(전자제어 장치) 소프트웨어를 두 차례에 걸쳐 고의로 조작하고 2013년 7월부터 최근까지 인증되지 않은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장착한 차량 5만9000여대를 한국에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박 사장 재직기간 동안 벌어진 일이다. 검찰은 박 사장에 앞서 연비와 소음 관련 시험성적서 139건을 조작한 혐의로 한국지사 인증담당 이사 윤모씨(52)를 지난 24일 구속했다.
검찰은 박 사장이 배출가스 조작에 개입했거나 불법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 이 과정에서 독일본사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박 사장은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외 조카이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촌으로 폭스바겐이 한국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는데 일등공신으로 평가받았다. 폭스바겐은 박 사장의 재직기간 동안 한국에서 차량판매가 5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사장 외에도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61) 등 주요 전·현직 임원들을 소환할 예정이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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