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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5의 기적은 없었다. MC사업본부 적자행진 어디까지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08 16:27

수정 2016.07.0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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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앞서 갔다. 시장 요구보다 반 발자국만 앞서가야 하는데 G5는 두발 앞섰다.

LG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세계 첫 모듈형 스마트폰 G5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실적을 내놓은데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올 2·4분기에 LG전자는 전체적으로 호실적을 이어갔지만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만 나홀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전략폰 G5의 공개당시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업고 턴어라운드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초반열풍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적자행진을 기록한 것이다. 모듈형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출시하면서 부품값이 증가해 수익성이 낮아진데다, 초기 공급차질로 제때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전략폰 G4에 이어 G5에서도 연속적으로 시장에 실패하면서 프리미엄폰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자 LG전자는 조직개편에 나섰다. 프리미엄폰을 전담하는 PMO 조직을 신설한 것. 그러나 올 하반기 선보일 새로운 전략 프리미엄폰 V10의 후속작이 실패를 만회하지 못하면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될 전망이다.

■화려한 G5의 등장...시장보다 너무 빨랐다
8일 LG전자가 2·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MC사업본부는 2·4분기 1200억~13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MC사업본부 영업이익 추이
2015년 1분기 2015년 2분기 2015년 3분기 2015년 4분기 2016년 1분기 2016년 2분기
영업이익 568억원 -192억원 -963억원 -609억원 -2022억원 -1200~-1300억원(추정치)

당초 MC사업본부는 전략 신제품 G5의 출시효과로 2분기에는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G5의 누적 판매량은 210만~250만대 안팎으로, 당초 시장 기대치 300만~350만대를 크게 밑돌고 있다. 출시 직후 1만대에 달했던 일 평균 국내 판매량도 최근 2000~2500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G5가 세계적으로 모듈형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선도한 혁신적인 제품이지만, 시장 요구보다 너무 앞서가 정작 LG전자의 수익성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모듈형 제품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한 이번 제품은 부품단가의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던 상황. 더욱이 초반에 낮은 수율문제로 초기 공급을 원할하게 하지 못해 뜨거웠던 초반반응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있다.

동시에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갤럭시S7의 인기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LG전자는 갤럭시S7과 동일한 가격을 책정하며 정면승부를 노렸지만 경쟁은 만만치 않았다. 이에 맞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은 것 역시 수익성 악화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새로운 승부수 쌍끌이...중저가폰 판매 확대-프리미엄폰 전담조직
MC사업본부는 결국 사업재편이라는 승부수를 띄워 하반기 사업을 재구성하겠다고 나섰다.

우선 프리미엄폰의 부진을 덜기 위해 중저가 라인업을 확충하는 등의 노력을 쏟으며 점유율 방어에 전력질주 중이다.

또 LG전자는 프리미엄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프리미엄폰을 전담하는 PMO 조직을 신설하고 그 첫 작품으로 출시될 V10의 후속작 준비에 한창이다. 신규 V시리즈는 지난해 10월초에 공개했던 것보다 한달 앞서 조기출시해 재기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V시리즈에 대한 기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삼성의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7 등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면서 "조직개편 후 처음으로 출시하는 프리미엄폰에서도 좋은 실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위기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부에서는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효과가 반영돼 영업적자는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연구원은 "MC 사업부 효율화 전략으로 영업적자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면서 "최근 인력 재배치와 플랫폼 통폐합 등으로 효율화를 꾀하고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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