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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게임종주국 한국, 외국 게임에 안방 내준 지 오래.. 경영권까지 내줄 판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10 17:27

수정 2016.07.10 23:02

외국게임 무서운 기세美 게임 오버워치·LoL 국내 PC방 점유율 60% 점령국산 게임은 특정장르 집착 점유율 합쳐봐야 20% 수준'中 게임 속국 한국' 우려액토즈소프트·펀게임 등 최대주주 오른 中 입김 세져독립경영 보장될지 불투명.. 모바일게임에도 '불똥' 튈듯오락가락 정책도 문제AI·VR 기술과 맞물리면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현실적 정책 마련 서둘러야
韓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韓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한국 게임시장이 외국산 게임에 고스란히 안방을 내주는 것은 물론, 주요 게임업체들의 경영권까지 속속 외국업체들에게 넘겨주고 있어한국 게임산업 전체에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중국 거대자본이 국내 주요 게임사의 지분을 대거 사들이며 이제는 중국 자본의 경영권 간섭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롤.LoL)'와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국내 PC방 온라인게임의 60%를 차지하면서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한국 온라인게임의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게 된게 현실이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게임사들의 콘텐츠 부족이 문제이긴 하지만, 알맹이 없는 진흥정책과 무작위 규제를 반복하는 정부의 게임산업 정책이 한국 게임산업을 위기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위기의 게임종주국 한국, 외국 게임에 안방 내준 지 오래.. 경영권까지 내줄 판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신기술과 결합해 성장 잠재력이 높아지고 있는 게임산업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대안을 시급히 찾아내야 한다는 조언이 확산되고 있다.

■외산 게임 2개가 韓 시장 60% 점령

10일 PC방 게임전문 리서치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오버워치는 지난 9일 기준 PC방 온라인게임 점유율에서 32.04%로 1위를 차지했고 롤은 25.29%를 기록해 두 게임만으로 57.3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반면 점유율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국산 게임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리니지, 블레이드 앤 소울 등의 점유율은 다 합쳐도 19.90%로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산 주요 게임들의 점유율 합쳐도 미국 게임사의 시장 점유율 하나에 미치지 못할 만큼 국산 게임의 지위는 많이 추락했다.

출시된 지 한달을 넘긴 1인칭 슈팅게임(FPS) 오버워치는 월정액이나 부분 유료화가 없는 패키지 게임 특성을 내세운데 이어 무료 아이템 등으로 초반 적극적인 시장 공략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에 맞서 롤 또한 새로운 콘텐츠로 게임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같이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면서 경쟁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정작 남의 잔치만 되고 있다.

모바일게임에선 어느정도 선전하고 있지만 게임시장의 중심 역할을 하는 온라인 게임의 부흥은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서도 필수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롤이 국내 온라인 게임을 접수한 이후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시장을 휩쓸만한 국산 게임이 없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넥슨이 전작에 이은 FPS 게임 서든어택2를 선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중국에서 FPS게임 크로스파이어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스마일게이트는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를 수년간 제작하고 있지만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이터널도 비공개테스트 단계일 뿐 출시일을 놓고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은 규제 측면도 크지만 게임사들의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크다"며 "MMORG와 같은 특정장르에 집착한 것 외에도 부분유료화에 집중하면서 스스로 경쟁력이 저하된 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블리자드나 라이엇게임즈 모두 이용자를 겨냥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사들도 수익성 외에도 이용자 친화적인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며 "여러 규제에 묶여 국산 게임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도 차근차근 해결한다면 국산 게임들의 부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권 간섭 우려까지..상황 심각

국내 게임사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투자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경영권 혼란 속에 기업 경쟁력이 흔들릴 상황까지 이르렀다는 비판이다.

액토즈소프트는 최근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2004년 중국 샨다게임즈에 500억원에 인수됐던 샨다게임즈는 지난해 5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 5월 대표이사를 교체한데 이어 최근 이사진 교체작업도 진행중이다.

샨다게임즈의 한국법인이지만 국내 코스닥상장사로서 경영진 교체가 회사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말에는 중국 게임사 로코조이 인터내셔널이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드래곤라자'의 개발사인 비전브로스 지분 65.33%를 약 96억원에 인수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보유중이던 웹젠의 지분을 중국 기업 아워펌이 세운 SPC '펀게임'에 매각하면서 펀게임은 웹젠의 2대 주주에 오른 상태다.

앞서 텐센트는 자회사를 통해 넷마블게임즈 지분 25% 이상을 보유해 3대 주주에 올라있고 네시삼십삼분(4:33)과 파티게임즈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한국 게임사들이 중국 거대자본에 지분을 넘겨주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온라인 게임은 물론 모바일 게임 모두 중국기업들의 영향력 아래 놓인 것이다.


해당 기업들은 중국 거대자본들에 의한 간섭은 없다고 하지만 독립경영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대형 게임사를 제외하고 가능성 높은 중소 게임사들의 경우 중국 기업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이 한국 게임사에 지분 투자만 하던 것에서 개발 인력 등을 흡수해버릴 수 있게 아예 회사를 사들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그만큼 종속되는 경향이 높아지는 터라 한국 게임사들이 독자적으로 클 수 있는 경로는 점차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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