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위험자산 찾는 투자자들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11 17:18

수정 2016.07.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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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험자산 찾는 투자자들

"주식으로 돈 번 사람, 가까운 지인 열 명 중 한두 명은 있습니까?"

증권부로 온 지 일주일 됐을 무렵,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교육이 있어 수업을 들으러 갔을 당시 거래소 직원이 기자들을 향해 처음 던진 질문이다.

생각해보니 주식으로 일확천금을 한 투자자들 이야기는 직접적으로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무용담 정도로만 건너 들은 게 전부다.

왜 주식거래 활성화를 유도해야 할 거래소 직원이 저런 질문을 던진 걸까.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을 게 뻔하면서라는 의문이 들 때쯤 직원은 설명을 이어갔다.

"주변에 사업해서 성공한 사람은 몇이나 됩니까? 사실 주식투자로 성공할 가능성과 사업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비례합니다."

단순하긴 하지만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 같았다. 주식투자는 사실 기업의 성공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니, 창업자가 성공할 가능성과 비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주식으로 돈을 벌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과거 1980~90년대 고속성장을 할 때는 주식으로만 20%대 고수익을 내는 게 당연한 시기였다. 하지만 이제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국내에선 2%대 수익도 선방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울 때 사람들이 더욱 더 '한 방'에 대한 꿈을 갖게 된다. 장기적으로 돈을 묵혀 두다가는 제대로 된 수익을 낼 수 없으니 돈이 된다고 하는 곳에 우르르 자금쏠림 현상이 단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고 있지만 사나흘 만에 안전자산 수요가 줄며 차익실현을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와 동시에 브렉시트 이후 오히려 헤지펀드, 브렉시트 수혜주 등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실 이 같은 투자방식은 도박과 다를 게 없다. 그렇다고 투자를 소홀히 하는 건 국내 시장경제나 궁극적으로는 경제주체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개인에게도 득이 될 게 없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해법은 '펀드'다.
고성장세를 타는 신흥시장에 대해 직접투자가 어려운 개인이 투자하기 쉬운 방법이며, 저성장 기조의 시장에서도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수익률을 위해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투입됐으니. 물론 위험성은 내재돼 있다. 그리고 좀 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한 방'에 대한 환상으로 가진 것을 전부 잃는 것보다 길게 그리고 보다 안전하게 이 시대에 맞는 투자법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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