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 가게 홍보처럼 보이지만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VR 음란물 체험기다. '우동'은 VR 기기용 음란물을 뜻하는 은어다. 새 은어가 미처 필터링 되지 않는 사이 VR 음란물 정보가 아무 제한 없이 노출 돼 적절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14일 포털 다음에서 ‘VR 우동’을 검색하면 성인 컨텐츠를 포함한 검색 결과가 나온다. '우동' 체험기 및 정보 공유 커뮤니티, 유튜브 영상등이 여과없이 뜬다. 구글 역시 마찬가지였고 네이버는 성인 인증을 요구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는 아예 제목에 ‘VR 우동’이 포함된 어플이 팔리고 있다. 어플 소개란에는 “VR 기기는 있는데 아직도 우동을 못 드셨나요? 매일 제공되는 우동과 VR 정보를 가져가세요!”라고 적혀있다.
다음측은 “새로 생긴 은어라 미처 반영 되지 않았다”며 ‘VR 우동’을 검색어 필터링 목록에 추가했다. 이어 “필터링을 주기적으로 추가 하는데 ‘VR 우동’은 최근 만들어진 단어라 반영이 안됐다”며 “포털 규모에 따라 검색어 결과값에 차이가 있다. 다른 곳에 비해 조치가 늦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VR 우동’ 검색량은 2015년 2월 서서히 증가하다 올 4월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련 검색어 ‘VR 우동 torrent’, ‘기어 VR 우동’, ‘일본 VR 우동’, ‘우동사이트’도 비슷한 시기 증가추세를 보였다. 찾는 사람은 늘었는데 포털이나 카페, 커뮤니티에서는 한발 늦게 대응하는 셈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청소년 보호팀 관계자는 “’우동’이라는 용어가 작년만 해도 없었다. VR이 인기 끌면서 최근 쓰임새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VR용만 따로 분류 하진 않고 전체 음란물 카테고리로 심의 및 모니터링 중이다. 우리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최근 VR 음란물을 중점조사 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VR 우동 체험기 등 관련글 작성을 자제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성년자들이 유해정보에 접촉할 우려가 높고 성기 노출 영상을 본 경우면 자칫 불법 행위 체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올해 초 내놓은 ‘2015년 인터넷 불법·유해정보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이 유해 정보를 얻는 경로로 '스팸 메일을 통한 접촉 경험'이 40.7%로 가장 높았고 포털사이트 카페/블로그(39.8%)가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방성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가상현실 VR기기 자체가 신기할 순 있다. 그러나 성기가 노출되는 ‘VR 우동’은 단지 음란물이며 이는 우리나라에서 불법이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djkim@fnnews.com 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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