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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학교에는 왜 행복교육이 없나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21 17:14

수정 2016.07.21 17:14

[여의나루] 학교에는 왜 행복교육이 없나

모든 사람은 행복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였다. 그 결과 식량부족의 보릿고개는 없어진 지 오래이고 영양 과다로 인한 비만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대부분의 가정이 냉난방이 잘되는 주택과 TV.냉장고 등 생활편의 기구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가정이 자가용 승용차를 갖고 있다.
대학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행복하다고 생각하나? 우리 국민의 체감 행복도는 경제발전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자살률은 수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며, 묻지마 살인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경제 양극화로 인한 흙수저.금수저 주장 등 사회적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오래 살던 동포가 귀국해서 느낀 소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회자되고 있다.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 국민의 생활여건이 결코 못지않은데도 어렵다는 불평은 미국 사람보다 훨씬 더 한다고 한다.

그동안 물질적으로는 많이 나아졌는데도 그만큼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행복도는 기대에 비해 얼마나 성취되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행복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성취를 많이 해도 기대수준이 그보다 높으면 행복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집이 없는 사람은 20평 집이 생기면 매우 행복해 할 것이다. 그러나 50평의 아파트에 살던 사람이 사업이 망하여 30평의 아파트로 이사하면 불행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특유의 체면의식이 기대수준을 높여왔다. 과거 1970년대는 자가용을 갖는 것만으로도 만족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50대에 1500㏄ 승용차를 갖고 만족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동년배 친구들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우리 국민의 심리를 잘 나타내고 있다.

둘째,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사고가 부족하면 행복감이 떨어질 것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을 당한다. 그럴 경우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신발회사 직원 2명이 아프리카에 파견되었다. 한 사람은 "아무도 신발을 신고 있지 않아서 신발 팔기는 어렵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 다른 사람은 "아무도 신발을 신고 있지 않으므로 신발 수출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라고 보고했다. 우리 국민들이 좀 더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 행복지수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세계에서 매우 가난한 나라의 하나인 부탄은 긍정과 감사의 생각으로 행복지수가 높다. 셋째, 우리 사회의 배려부족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인 덴마크 국민들은 자기가 어려워지면 이웃이나 사회가 자기를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한다. 우리 경우 타인을 경쟁상대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선진국에 비해 공중도덕이 잘 안 지켜진다. 공중도덕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 자기 자식의 비싼 사교육비는 부담하면서 그보다 적은 금액의 공교육비 인상은 적극 반대한다. 우리나라 자살률 1위는 공동체의식 부족이나 사회적 신뢰 부족의 산물이라고 본다.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다. 행복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반드시 경제성장을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국민들의 생각만 바꾸어도 행복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 행복하기 위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학교에서 국어.영어.수학 등 많은 것을 가르친다. 그러나 정작 행복하기 위한 교육은 소홀하다. 미국 유명 대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교양 과목 중 하나가 행복학 강의라고 한다.
왜 행복학 강의를 대학교 교양과목에서 배워야 하나. 유치원.초등학교에서부터 몸에 익히도록 해야 한다.

지나친 체면의식 지양, 타인과 비교 안하기, 긍정과 감사의 마음 갖기,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을 유치원 교육부터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국민 개개인이 행복감을 느끼면 사회적 갈등도 줄어들고 우리 사회는 보다 살만한 사회가 될 것이다.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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