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착한기업에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 뜬다

김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22 17:52

수정 2016.07.22 18:41

사회문제 해결하고 성과에 따라 금융수익도 얻고
루트에너지, 청정에너지 중개 플랫폼 '친환경 실천'
이큐브랩, 사물인터넷 연계한 쓰레기처리 솔루션
비플러스, 사회투자은행 지향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투자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은 투자자들이 건강한 투자처 발굴에 나선 것이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역삼동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 다목적홀에는 투자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임팩트(Impact) 투자'를 주제로 한 '디파티(D.Prty)' 현장이다.

디파티는 디캠프가 지난해 1월부터 매월 개최하고 있는 산업별 네트워킹 행사다. 핀테크, 패션테크, 에듀테크, 자동차 애프터마켓, 가상현실.증강현실, 어그리테크, 헬스케어 등을 주제로 디파티를 열었다.


임팩트 투자는 투자수익을 창출하는 기존 투자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사회적.환경적 성과를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이나 기업, 펀드에 투자하면서 성과에 따라 금융수익도 가져간다.

단순 기부와 달리 자신의 돈으로 더 많은 가치를 만들고 싶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맨 먼저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가 나섰다. 그는 친환경 에너지가 활발히 생산.거래되는 덴마크에서 신재생에너지를 공부했다. 루트에너지는 그동안 30㎿(약 600억원) 규모의 청정에너지 자원을 개발.중개했으며, 스마트그리드와 마이크로그리드 등을 연구해왔다.

윤 대표는 "국내 태양광시장은 전세계 7위 규모"라며 "우리 서비스가 성공하게 되면 매년 200억원이 넘는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정에너지 분야에 진출해 일반투자자들과 태양광시설이 설치 가능한 부지를 가진 개인들을 연결하는 혁신적인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등장한 회계사 출신의 박기범 비플러스 대표는 "돈, 누구나 많이 벌고 싶고, 잘 쓰고 싶기도 하지만 내가 버는 돈이 누군가의 희생을 대가로 한다면 수익률이 높다고 해도 괜찮은 투자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박 대표는 "내 돈이 올바르게 쓰이길 바라는 투자자와 돈이 필요한 소셜벤처를 잇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만들었다"며 "소셜벤처는 합리적 금리로 편리하게 자금을 확보하고, 투자자들은 적정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비플러스의 투자수익률은 연간 4∼6% 수준이다.

비플러스는 기업을 분석할 때 나이스신용평가정보를 활용하고, 재무지표와 현금흐름을 분석한다. 또 회사 대표에 대한 평판을 조회하고, 사회적 신뢰를 기업평가에 활용해 '비플러스 스코어'를 산출한다. 비플러스는 향후 재무적.비재무적 지표를 혼합한 평가모델을 계속 발전시켜 임팩트 기업평가 모델을 제시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단순한 펀딩 플랫폼을 넘어 임팩트 투자 전문의 사회투자은행을 지향한다"고 소개했다.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는 쓰레기가 가득한 사진 한 장으로 회사소개를 시작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쓰레기를 안 치우는 나라는 없다"며 "주변에 항상 있는 산업규모가 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큐브랩은 기존 쓰레기통에 초음파센서를 부착해 양을 체크한다. 통합관제센터에서 지도를 기반으로 어느 위치 쓰레기통이 가득 차 있고, 어느 경로를 통해 수거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
권 대표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쓰레기 수거에는 본질적으로 변한 부분이 없어 비효율이 많다"며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창업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이큐브랩은 25개 이상 국가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폐기물 수거업체 등에 녹색 IoT(사물인터넷)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디파티를 주최한 이서영 디캠프 매니저는 "대다수가 임팩트투자를 '착한 투자'라고 말하지만 사회적 가치까지 고려하는 투자여서 '똑똑한 투자'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kim@fnnews.com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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