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인터뷰·르포

[현장르포] "판매차종 2개뿐.. 그래도 고객 올까 문 못닫아"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24 16:48

수정 2019.05.16 15:27

25일부터 판매중단하는 폭스바겐 전시장
딜러 이탈은 계속.. 본사와 지원책 협의
중고차시장도 거래 뚝.. 매입 자체를 꺼려
폭스바겐이 환경부가 행정처분을 예고한 34개 차종, 79개 모델에 대해 25일부터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키로 하면서 전시장을 찾는 고객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이 내방객 한명 없이 조용하다.
폭스바겐이 환경부가 행정처분을 예고한 34개 차종, 79개 모델에 대해 25일부터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키로 하면서 전시장을 찾는 고객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이 내방객 한명 없이 조용하다.

지난 23일 찾은 서울 강남구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 조용하고, 넓은 전시장에는 고객은 한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직원 세 명만이 있을 뿐이었다.
이곳의 딜러는 최근의 여론을 의식한듯 "본사 마케팅팀과 얘길하라"고만 답변했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전시장에서도 내방 고객은 찾아볼 순 없었다. 이곳 딜러는 "현재 차를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방문객은 꾸준히 오고 있는 편"이라며 "대부분 판매가 중단된 것을 모르고 오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이 25일부터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전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뜸해졌다. 평일이었던 22일까지 계약한 고객은 24일까지 차를 출고받을 수 있지만 23일부터는 계약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 환경부가 행정처분을 예고한 34개 차종, 79개 모델이 판매 중단되면 폭스바겐에서는 CC TSI, 투아렉 등 두 개 차종만 팔 수 있다.

■전시장, 판매중단 모델도 계속 전시

폭스바겐은 대부분의 차종을 판매 중단했지만 차량 전시는 계속할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전시장 관계자는 "판매중단한 차량도 계속 전시할 방침"이라며 "일부 고객의 경우에는 추후 판매재개까지 긴 절차를 기다려야 하는데도 구매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면서 딜러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폭스바겐에서 일본계 자동차 브랜드로 옮겼다고 밝힌 한 딜러는 "아무래도 판매해서 수익을 얻지 못하는 입장이다 보니 다른 브랜드로 이직하는 딜러들이 늘고 있다"며 "물론 몇년이 지나면 회복될 순 있겠지만 특히 처자식이 있는 딜러들의 경우에는 생계 차원에서라도 다른 곳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폭스바겐 관계자는 "딜러 지원책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팔 수 있는 차가 소수에 불과하니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판매되는 차종이 2개에 불과하지만 소비자를 의식해 전시장 문을 닫을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중고차 시장, 폭스바겐차 매입 꺼려

중고차 시장에서는 아예 폭스바겐 차량 매입을 꺼리고 있다.

서울 가양동 중고차매매단지의 한 딜러는 "지난해 10월 디젤 스캔들이 터졌을 때만 해도 딜러들이 어떻게든 처분하려고 가격을 경쟁적으로 내려 가격이 많이 떨어졌으나 지금은 원래 진행됐던 사건이 재조명 되는 상태라 크게 신경쓰이진 않는다"면서도 "선호도가 떨어지다보니 아우디나 폭스바겐 차량은 매입을 잘 안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고차 딜러도 "디젤게이트 이후 폭스바겐이 신차부터 싸게 팔다보니 중고차 매입시세가 엉망진창이 돼 매입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폭스바겐 CC의 경우 5000만원 정도인데 프로모션을 통해 3800만원에도 신차를 사는 사람이 있다"며 "그렇다보니 기존의 중고차 매입 가격대로 했을 때 우리가 손해를 보게 되는 입장"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고객들의 선호도도 급격히 떨어져 골프 모델을 제외하고는 고객들이 아예 폭스바겐 매물은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폭스바겐 차량 소유주들도 중고차 가격 하락이나 국내사업 철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올초 공식딜러사를 통해 폭스바겐 폴로를 구입한 20대 후반 직장인 김모씨는 "폭스바겐 차량을 되팔 때 가격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샀는데 중고차 가격이 자꾸 떨어져 큰 일"이라며 "수입차 수리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기업이 철수라도 하게 되면 어디서 수리받아야 되느냐"며 크게 우려했다.


한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모든 딜러에게 환경부가 행정처분을 예고한 34개 차종, 79개 모델에 대해 오는 25일부터 판매를 자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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