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무더웠던 해는 1994년이고 그다음이 2013년이다. 1994년 7월엔 광주 38.5도, 전주 38.2도를 기록하며 55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서울도 최고 38.4도로 51년 만에 최고치였다. 이때 전국 사망자 수가 3384명으로 기상재해 중 피해가 가장 컸다. 2013년엔 6월 16일 대구에서 첫 폭염특보가 발령된 뒤 8월 26일까지 총 724회 특보가 발령됐다. 이때는 200만마리의 가축이 폐사하는 등 산업피해가 가장 컸다. 2003년 8월엔 폭염이 유럽 8개국을 강타해 7만여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중 대부분은 혼자 생활하는 노인이었다.
지구촌이 폭염으로 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중동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50도를 넘나들고, 중국 남부에서는 38~40도로 최고 단계경보인 '고온 홍색경보'가 내려졌다. 23일(현지시간) 쿠웨이트 기온이 54도, 인접국 이라크의 바스라가 53.9도를 기록했다. 쿠웨이트의 54도는 지금까지 관측된 최고 기온으로 추정된다. 1913년 7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의 퍼니스 크릭랜치에서 수은주가 56.7도를 가리켰지만 당시 사용된 측정기구들은 오류가 많았기 때문이다.
올여름 폭염은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징조는 이미 나타났다. 지난 5월 20일 서울에서 처음으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는데 이는 작년보다 45일 이상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최고열지수가 32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측될 때 발표된다.
폭염 등 이상기온의 원인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보는 쪽이 대세다. 그러나 대기 흐름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지구가 생성된 지 46억년이 됐다. 하지만 기후 관측이 현대화된 것은 고작 200년밖에 안 됐다. 인간의 경험은 거대한 자연에 비하면 티끌이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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