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반도체 공룡' 나오나.. 칭화유니, 우한신신 합병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7.27 17:36

수정 2016.07.27 17:36

정부 주도 인수합병, 자국내 반도체 생산 가속
중국 반도체 그룹 칭화유니가 국영 반도체기업 우한신신(XMC)를 전격 인수, 세계 반도체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중국 반도체 공룡'이 등장함에 따라 메모리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 기획, '반도체 거대 공룡' 탄생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국영 반도체 기업인 우한신신(XMC)의 지분 과반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합병의 막후에는 중국 정부의 지시가 있었으며 중국 국립집적회로투자펀드가 인수협상을 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도체 공룡을 만들기 위한 중국 정부의 계획적인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칭화유니그룹은 자사의 반도체 생산 사업과 XMC를 합쳐 창장 스토리지를 설립하고 자오웨이궈 회장을 이 회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창장 스토리지 지분의 50% 이상은 칭화유니그룹이 보유하며, 나머지는 중국 국립집적회로투자펀드와 우한시 정부가 보유한다.

XMC는 최근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총 240억 달러(약 27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3단계 과정에 따라 우선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D램 생산시설을 만든 뒤 이후에는 기타 부품까지 생산할 계획이었다. 칭화유니그룹은 이와는 별도로 120억 달러(약 13조6000억원)를 들여 메모리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느를 추진하곻 있다. 칭하유니가 XMC의 투자계획을 그대로 이어받을 경우 총액 투자규모는 무려 40조원에 달한다. 단일라인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삼성전자 평택반도체단지의 총 투자액 15조6000억원의 2배가 넘는 천문학적인 투자 규모다.

이번 합병에 따라 중국 반도체 국산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칭화유니그룹은 그간 반도체 기업 인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 지난해 D램 시장의 강자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인수하기 위해 230억 달러를 제안했지만, 미국 규제당국의 제동에 좌절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웨스턴디지털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낸드플래시 업체 샌디스크를 간접 인수하려고 했으나 역시 미국 당국이 걸림돌이 되면서 무산되기도 했다.

인수합병이 번번이 가로막히자 최근에는 미국 래티스 반도체의 지분을 6% 인수하고 마블 테크놀로지에 일부 투자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한국, 전문가 인력유출 등 우려 이와 관련 국내 반도체 업계는 아직은 덩치만 큰 '공룡'일 뿐이라면서도 중국의 자본력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인력 빼가기가 현실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메모리 분야의 기술력 우위를 점한 한국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을 핵심 스카우트 대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한 수준의 금액이 제시된다는 얘기가 예전부터 나오고 있다"면서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인력 빼가기가 노골화될 경우 한국 업체로서 뚜렷한 방어책인 없어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중국이 대만업체와의 양안 합작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 한국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대만에는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TSMC는 JHICC의 푸젠성 D램공장에 투자하고 있다. TSMC는 올 하반기에 나오는 신형 아이폰의 AP인 'A10'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제품을 단독공급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중국 반도체 기업의 경영 성과나 기술 개발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면서도 "거대 자본력을 앞세운 향후 움직임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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