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중국, 'ICT 강국' 자아도취 빠진 한국 위협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02 17:30

수정 2016.08.02 22:37

  중국 "자율주행차·핀테크 적극 육성"..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도 '야심'
中 국가정보화 전략 발표..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해외 M&A 적극 지원키로
韓 규제 최소화 나섰지만 컨트롤타워 부재 등 발목
中美 사이서 경쟁력 위협
중국, 'ICT 강국' 자아도취 빠진 한국 위협

중국이 '인터넷 대국'을 넘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산업 강국'을 향한 대약진(퀀텀점프)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ICT 융합 산업 육성 의지와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글로벌 인수합병(M&A) 등 개방형 혁신의 톱니바퀴가 정확하게 맞물리면서다. 특히 중국은 ICT 융합 서비스를 무기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규칙을 주도하는 세계의 '룰 세터(Rule Setter)'가 되겠다는 목표까지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자율주행차, 핀테크,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기반 서비스다.

이 때문에 'ICT 인프라 강국'이란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국내 ICT 산업과 관계당국이 경각심을 느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네거티브 규제(최소한의 금지사항 외 전면 허용)'를 외치고 있지만, ICT 융합 산업에 있어서 컨트롤 타워 부재와 부처 이기주의가 ICT와 융합산업의 주도권을 고스란히 놓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보급, 전자상거래, ICT 제조 육성

2일 주요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중국제조 2025'와 '인터넷 플러스(+)' 정책을 구체화한 '국가정보화 발전 전략'을 지난달 30일 전격 발표했다.

오는 2050년까지 3단계의 인터넷 산업 발전 전략을 통해 인터넷 통신망 보급률과 간편 결제서비스 활성화를 통한 전자상거래 총액, ICT 제조업 규모를 전 세계 1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한 것. 또 BAT를 중심으로 중국계 글로벌 IT기업들이 해외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와 해외 M&A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 "규제 풀고 글로벌 M&A 지원"

특히 자율주행차와 핀테크, O2O 서비스 등 ICT 융합 산업을 통해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과거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 대비 경쟁력이 떨어졌던 자동차 산업과, 금융, 유통업계의 한계점을 ICT 융합을 통해 돌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즉 ICT 융합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민관이 협력체계를 구축,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이다.

또 최근 '온라인 차량예약 서비스 관리 시행방안'을 통해 우버와 디디추싱 등 차량공유 서비스를 합법화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합리적인 규제를 기반으로 차량공유 시장의 문을 활짝 연 것이다. 중국 정부의 차량공유 서비스 합법화 직후, 디디추싱은 중국 내 최대 라이벌이자 글로벌 차량공유업체인 미국 우버의 중국법인(우버 차이나)를 인수했다.

■국내 ICT 융합 서비스는 제자리 걸음 중

이와 함께 알리페이 등 중국 핀테크 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제3자 지급결제 플랫폼 전용 청산결제기관'을 연내 설립키로 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비롯해 모바일 헬스케어와 O2O 서비스 업체들은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해외특허까지 받은 핀테크 업체들은 금융 당국 간 엇갈린 해석으로 인해 국내 서비스 출시가 불투명해졌으며, 지난해 막 꽃을 피운 O2O 산업들도 수익을 내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 중이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비전크레이터의 정주용 대표는 "모바일 세상에서는 중국이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게 됐다"며 "중국 IT 공룡들은 단순 모방이 아니라 새로운 영역에서 세상에 없는 기술을 창조하며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 IT공룡의 무서운 성장은 미국과 격차를 좁힐 것이고, 그 사이에 놓인 한국 기업의 글로벌 기술 경쟁력은 더욱 위협받게 될 처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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