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인터넷전문銀 관심 '시들'.. 내실화로 고삐 죈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04 17:33

수정 2016.08.04 22:28

시행전부터 곳곳 걸림돌
저금리 기조에 매력 잃고 핀테크 등 신산업 등장
서비스 경쟁력 줄어들어 연내 서비스 불투명
K뱅크·카카오뱅크 출범시기 연연하지 않고 시스템안정에 우선 주력
인터넷전문銀 관심 '시들'.. 내실화로 고삐 죈다

연초까지만해도 금융권과 정보기술(IT) 업계는 물론 국민적 관심을 한 몸에 받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와 잇따른 핀테크 서비스의 등장으로 세간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또 은산분리 완화를 담은 법안도 추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나선 KT나 카카오가 새로운 사업모델을 내놓지 않으면서 사업의지가 시들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이같은 사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사업 본인가 시기를 늦추면서까지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색다른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안정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다시 고삐를 죄고 있다.

IT와 금융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융합산업을 만들어 내겠다고 나섰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악재를 뚫고 금융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금리 대출 내세운 인터넷전문은행, 저금리 시대에 관심 밖으로

4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을 준비 중인 KT와 카카오는 내부 사업준비를 진행하고 있지만, 은산분리 규제 등 법적인 제약과 인터넷전문은행 서비스를 대체할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의 등장, 저금리 기조 속 기존 금융권의 중금리 대출 확대 등으로 경쟁력을 의심받고 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준비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기존 금융권과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의 다양한 융합형 금융서비스들이 잇따라 선보여 인터넷전문은행이 차별적 서비스를 내놓을 시기를 놓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미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소액 외화이체 사업을 비롯해 문자서비스로 간편하게 송금도 가능한 핀테크 서비스를 내놓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것이다. 자금이 필요한 대출자에게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 투자금을 지급하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같은 P2P(개인간) 대출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대출과 관련, 기존 은행권에서 출시한 평균 10%대 수준의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사잇돌대출'이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초 시작된 해당 대출은 신용도 4∼7등급자 위주의 중저 신용자들을 대상으로 최대 2000만원까지 신용대출을 해준다.

이제는 저축은행에도 이같은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선 경쟁 부담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무엇보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을 최대 10%, 의결권 있는 지분은 4%로 제한하는 은산분리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 발전 동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중금리 대출서비스나 간편송금 서비스 등이 이미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졌고, 핀테크 스타트업들도 활발하게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차별화 포인트가 줄어들고 있다"며 "시스템 구축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시기가 더 늦춰질 경우 이용자들의 관심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 본인가 신청 늦춰...내실갖춰 '관심끌기 안간힘'

곳곳에 악재가 확산돼 있는 가운데 KT가 주도하는 K뱅크와 카카오가 주도하는 카카오뱅크의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 신청이 당초 잠정 계획보다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본인가 신청이 미뤄지면서 당초 연내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던 기대와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은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이미 기존 금융권과 스타트업들에게 한 발 늦은 만큼 내실있는 신규서비스 개발과 안정적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겠다는 전략이다. 지점이 없는 100% 비대면 서비스로 이뤄지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격상 시스템 안정화가 필수라는 점에서 K뱅크와 카카오 모두 안정된 시스템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모든 금융거래 기록을 담을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외에도 거래 처리과정을 이행할 전산시스템이 완벽하게 구비돼야 해서다.
아울러 사업모델에 맞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K뱅크 관계자는 "모든 것이 비대면이라 개인 재산을 다루는 은행과 법원 등과 같이 연계되는 기관과도 비대면 서비스가 이뤄지도록 하는 작업이 많다"며 "사업모델도 더욱 구체화시키고 차별화할 만한 혜택도 만들어야 겠지만 시스템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해 기본에 충실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도 "카카오뱅크는 오는 11월이나 12월에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본인가 절차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시스템 완성이 11월쯤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