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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위축에 한숨쉬는 경제주체들
1.유통·외식, 소상공인, 농가
유통·외식업계 골머리, 백화점·마트 선물세트 추석 앞두고 고육책
호텔 레스토랑은 멘붕.. 새 메뉴 만들기 분주
1.유통·외식, 소상공인, 농가
유통·외식업계 골머리, 백화점·마트 선물세트 추석 앞두고 고육책
호텔 레스토랑은 멘붕.. 새 메뉴 만들기 분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법의 직격탄을 맞게 된 유통.외식업체들은 법 시행이 다가오면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선물 상한선인 4만원대에 맞춘 이른바 '영란세트' 구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호텔과 고급음식점 등도 만족도는 높이고 가격은 거품을 뺀 가성비를 앞세운 2만원대 '영란메뉴' 개발에 분주한 상황이다. 일부 식당에는 이미 문앞에 2만9900원짜리 '영란세트메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곳은 추석명절 대목을 앞둔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이다. 백화점들은 김영란법이 올 추석시즌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선물 상한선인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 구성을 늘리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일 유통가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이 약 두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선물용 고급선물세트를 주로 취급해온 백화점엔 발등의 불이다.
■유통업체,수입산 대체.포장줄이기 등 가격맞추기 안간힘
5만원 이상의 명절 선물세트 상품이 85% 이상 차지하는 백화점업계는 단가가 저렴한 '영란세트'에 맞춘 명절상품 비율을 긴급히 늘렸다. 또 고가 선물세트의 주요품목인 한우, 굴비 등의 경우 수입산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5만원 미만의 가공식품과 과일 등 청과물 선물세트의 물량도 대폭 늘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를 구성하려면 수입산으로 대체하거나 내용물의 양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고육책을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추석을 앞두고 통조림, 햄 등 가공식품과 치약, 샴푸 등 생필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 10개 품목에 대해 10억원어치 물량을 확보하는 등 5만원 미만 선물세트 확대에 나섰다. 또 5만원 미만 와인세트, 건강선물세트 등을 늘리고, 구성품 개수를 기존보다 줄인 청과세트와 건과.곶감 세트를 새롭게 선보인다.
포장개수를 줄이는 방법도 동원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과거 5만5000원에 판매하던 키위 선물세트의 가격을 5만원 미만으로 맞추기 위해 24개입에서 20개입으로 개수를 줄인 세트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밀감세트, 골드키위 세트, 천연조미료 세트, 멸치세트 등 5만원짜리 상품 30여종을 새로 출시했다.
상대적으로 3만원 미만의 추석선물세트가 주력인 대형마트들은 비교적 느긋하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지난 7월 말부터 추석선물세트 사전주문을 받기 시작하는 등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7월부터 대대적인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들어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마트는 올해 추석선물세트 사전예약물량을 20% 가까이 늘리고 예약접수기간도 대폭 늘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7월에 추석선물 사전예약판매에 들어간 것은 이마트 오픈 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9일까지 사전예약주문을 받는 롯데마트는 전년 추석과 비교해 80%가량 물량을 늘렸다.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2만9000원대 메뉴 집중
외식업체들은 밥값 상한선인 3만원 미만의 2만9000원대 '영란메뉴' 식단 마련에 분주하다. 그렇지만 술을 파는 고깃집들은 대부분 메뉴가 3만원대를 넘어가기 때문에 메뉴 구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결국 국산 축산물 대신 값싼 수입산 재료로 요리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고가 선물세트 및 메뉴 위주인 특급호텔 레스토랑도 '멘붕' 속에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급호텔에서는 김영란법 시행과 관련해 미리 추석선물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늘면서 지난해보다 15일 이상 선물세트를 일찍 출시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이번에 특급호텔에서 선보이는 추석선물은 기존의 고가세트 일색이었던 것에서 벗어나 2만원대 '영란세트'로 상품을 구성하고 레스토랑 메뉴도 최대한 거품을 빼는 등 김영란법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화한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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