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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을 사람 없다"…악순환 빠진 온라인게임 '휘청'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19 17:37

수정 2016.08.19 17:37

연구개발 규모 몇년째 늘지않고 유능한 개발자는 중국으로 자리 옮기고
엔씨·넥슨 등 주요업체 모바일 게임에만 주력
온라인 게임 접는 곳 늘고 전문인력 찾기도 힘들어져 게임산업 갈수록 위축
콘텐츠 개발 집중하도록 정부차원 대책 마련 시급
"뽑을 사람 없다"…악순환 빠진 온라인게임 '휘청'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들의 연구개발 규모가 수년째 제자리 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와 중국 업체들의 급성장 속에 유능한 개발 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주목받는 온라인게임 신작은 갈수록 드물어지고 있다. 결국 지속적인 개발 위축과 인력난에 한 때 세계 최고를 자랑했던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이 악순환의 늪에 빠져 급속히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수백억원이 투입된 국내 신규 온라인게임들도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해지고 있다.

■나아진 것 없는 개발환경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는 엔씨소프트와 넥슨지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 등 4개 게임사의 올해 상반기까지 연구개발 규모는 1161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상반기 1192억원의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한 것과 비교하면 되레 연구개발 규모가 줄어든 셈이다. 2013년에도 1156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던 만큼 연구개발 규모가 4년째 제자리에 멈춰있는 것이다.

상반기 기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규모도 넥슨지티를 제외하곤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이 26%로 전년동기와 동일했지만 2013년(27%)과 2014년(28%)에 비해선 위축된 규모다. 네오위즈게임즈는 2014년 상반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이 7%에 달했지만 2015년 상반기 4%로 줄어들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3.3%에 그쳤다. 위메이드도 2014년 상반기와 2015년 상반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율이 39%, 37% 이상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30% 턱걸이 수준에 그쳤다.

이들 게임사 모두 온라인게임 외에도 모바일 게임 출시를 준비해왔지만 퍼블리싱(배급) 사업에도 주력하면서 연구개발 규모가 정체되고 있는 것이다.

■"뽑을 사람 없다"...인력난 심화

게임사들이 저마다 모바일 게임 출시에 주력하면서 게임사들은 온라인 게임 개발 인력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개발자들은 모바일게임만 개발했던 개발자 보다 심도있는 개발 이력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핵심인력이지만, 중견 게임사들의 온라인게임 철수가 이어지면서 전문인력이 경력을 쌓을 기반을 잃어 온라인게임 개발자 구인난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또 게임업계가 연구개발 비용을 늘리지 않으면서 개발 인력 처우도 과거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

결국 이런 상황은 국내 온라인게임이 전문 개발자들이 중국 업체로 이직하거나 게임업계를 떠나도록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 게임회사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 개발 분야에서 유능한 인력들이 이젠 공고를 내도 지원 자체가 없어 뽑기가 힘들다"며 "중국에선 유명대학 출신 프로그래머 수백명이 한 게임사에서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국내 유능한 프로그래머들은 더 이상 게임사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NHN한게임 석민제 게임사업본부 팀장은 "한국 콘텐츠 중에서도 가장 절실한 콘텐츠는 PC 온라인게임으로 이쪽 분야 개발인력이 있다면 정말 모셔오고 싶다"며 "일본과 같이 해외에서 아직도 상당수 한국게임에 대한 수요가 있는데 그 중 PC 온라인게임 분야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 여건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게임문화 진흥을 위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게임회사들이 온라인게임 콘텐츠 개발에 본격 나설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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