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에 듣는다]

세계화와 새로운 불만세력

지령 5000호 이벤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15년 전 '세계화와 불만세력'이라는 책에서 필자는 개도국 사람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일 것으로 알려졌던 세계화에 대해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이 적대적이었는지 미스터리를 설명한 적이 있다.

이제 신흥시장과 개도국의 세계화 반대론에 선진국에서도 수천만명이 합류했다. 어떻게 우리 정치지도자들이-그리고 수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모두를 더 낫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얘기하는 세계화가 이처럼 욕을 먹을 수 있을까.

세계화를 요구하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그저 모를 뿐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의 불만은 이들에게 경제학자들이 아닌 정신과 의사들이 해결할 문제일 뿐이다.

그러나 소득 통계들은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하는 이들이 신자유주의자들임을 시사한다. 선진국 인구 대다수는 삶이 나아지지 않아 왔다. 미국 소득 하위 90%는 지난 100년의 3분의 1 기간에 소득정체를 견뎌야 했다. 정규직 남성의 소득 중앙값은 실질 기준으로 42년 전에 비해 하락했다. 최하위 소득계층의 실질임금은 60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유럽은 사정이 조금 낫지만 정말 조금 나을 뿐이다.

(대부분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분석의 근거가 되는)완전(경쟁)시장 가정에서는 자유교역이 전 세계 비숙련 노동자들의 임금을 같게 만든다. 교역이 노동이동의 대체재인 셈이다. 중국산 수입품-생산에 상당한 비숙련 노동자들을 필요로 하는 재화-은 유럽과 미국의 비숙련 노동자 수요를 줄인다.

이 힘은 너무도 강력해서 운송비가 없다면, 또 미국과 유럽이 기술 같은 다른 경쟁력 우위의 원천을 갖고 있지 못하면 결국에는 임금격차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중국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미국과 유럽으로 이민을 오는 것과 같은 결과를 빚을 것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이 교역자유화의 이 같은 결론을 떠벌리지 않은 것은 전혀 놀랍지 않다. 세계화가 주류 정치인들의 약속들을 현실화하는 데 실패하면서 '기존 질서'에 대한 신뢰와 믿음도 훼손됐다. 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를 부른 은행들은 관대히 구제하면서도 일반 시민들에게는 스스로 자신들을 구제하도록 방치함으로써 이 같은 실패는 그저 경제적 판단 착오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화됐다.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심지어 세계화로 직접 피해를 입은 이들에 대한 지원도 반대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대개 인센티브의 부정적 효과에 대한 분명한 우려로 세계화 패배자들을 보호할 수 있었던 복지정책들을 반대해왔다.

그러나 세계화가 대부분 사회구성원들에 혜택이 되려면 강력한 사회보장 방안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사례는 이미 오래 전에 이를 입증했다. 이는 공개된 사회-세계화와 기술 변화에 공개된-를 유지하는 사회계약의 하나였다. 이게 없는 다른 곳의 신자유주의자들은, 그리고 지금 미국과 유럽의 선거에서 이들은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세계화는 우리를 더 부유하게 만들 것이었고 선진국들은 이 같은 혜택이 넓게 공유되도록 하는 정책들을 도입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그렇게 하는 대신 불평등을 키우고 전반적인 경제 성과를 훼손하는 시장 구조조정 정책들을 밀어붙였다. 성장은 실제로 게임의 법칙에 따라 모든 이들의 희생을 대가로 -부유하고 막강한- 은행들과 기업에 유리하도록 다시 짜맞춰졌다. 노동자들의 협상력은 약화됐다. 미국에서는 경쟁법들이 시대를 따라가지 못했고 기존 법률들은 부적절하게 적용됐다. 금융화는 계속 속도를 냈고 기업 지배구조는 악화됐다.

이제는 필자가 신간 '미 경제 규칙 새로 쓰기'에서 지적했듯 게임의 법칙이 다시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세계화를 길들이는 방안들이 포함돼야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은 방향을 잘못 잡았다.


'세계화와 그 불만세력'의 주된 메시지는 문제가 세계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절차를 운영하는 방식에 있다는 것이었다. 불행히도 그 운영은 바뀌지 않았다. 15년 뒤 새로운 불만세력들이 세계화의 고향인 선진국에 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정리=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