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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한국 전자정부, 제2의 도약

김태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1 17:32

수정 2016.08.21 17:32

[차관칼럼] 한국 전자정부, 제2의 도약

지난 7월 발표된 유엔 전자정부평가에서 우리나라는 193개 회원국 중 3위를 기록했다. 유엔 전자정부평가는 격년으로 전자정부 서비스 및 관련된 인적.물적 인프라, 발전 가능성 등을 살펴 순위를 매기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2010년, 2012년, 2014년 3회 연속 1위를 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순위 변동은 대학 진학률이 감소함에 따라 전체 평가점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인적자본지수'가 하락한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이번 평가 결과는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유엔 전자정부평가 3연패를 달성한 국가는 우리나라뿐이고 지금까지 한국의 전자정부를 배우기 위해 다녀간 개발도상국 고위공무원만 해도 2800여명에 달하는 등 우리 전자정부의 위상은 공고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세계 최고 전자정부의 지속적 구현을 위해서는 최상위 국가들의 성공요인을 살펴보고 우리 정책에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번 평가에서 2014년 대비 7단계 상승해 1위를 차지한 영국은 '정부서비스 단일창구' 구축을 10년 이상 추진했으며 디지털서비스청(Government Digital Service)이라는 전문조직을 설치, 범정부 디지털서비스를 총괄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부여했다.
이렇게 완성된 영국의 정부 대표 홈페이지(Gov.uk)는 정부의 모든 정책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이런 편의성이 이번 유엔 평가보고서에도 여러 차례 언급되는 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뿐만 아니라 호주(2016년 평가 2위), 싱가포르(4위) 및 미국.캐나다 등에서도 '국민지향 단일 온라인창구' '전문조직을 통한 강력한 추진력' 등 유사한 전자정부 모델을 추진해 각자 성공을 거두고 있음도 주시할 만하다.

우리 정부도 올해 국민이 한곳에서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민원24' '대한민국정부포털' 등을 통합하는 '행정서비스 통합제공시스템' 구축에 착수했고 최근에는 국민의 생활에 유용한 194개 핵심 정부서비스를 한곳에 모아 모바일을 통해 이용하도록 한 '정부3.0 서비스 알리미'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이처럼 대국민서비스의 단일창구를 만들어가고 있는 우리 정부는 영국 등의 사례를 상세히 분석·적용하는 등 국민에게 더 편리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이번 유엔 전자정부평가 결과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우리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정부3.0'이 어느새 국제적 브랜드가 돼가고 있다는 점이다. 유엔은 평가보고서에서 한국의 정부3.0 이니셔티브를 국민 중심 통합서비스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하면서 '정부 주도에서 국민지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적극적인 데이터 공유와 협업 강화를 위한 기관 간 칸막이 제거' 등의 표현을 통해 정부혁신의 성공사례로 정부3.0을 높이 평가했다. 유엔은 또 전자정부 서비스의 클라우드체계 전환, '국가재난정보시스템'을 통한 재난정보의 실시간 제공 등 한국의 '유능한 정부' 정책 및 서비스 예시도 보고서 곳곳에 수록해 다른 국가들에 우리의 우수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전자정부를 행정 한류의 선봉으로서 더욱 키워 국제사회에 알리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는 등 우리 전자정부의 위상을 이어나갈 것이다.
나아가 세계적 수준의 전자정부를 지속적으로 선도하기 위해 수립한 '전자정부 2020 기본계획'에 따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인공지능(AI), 온·오프라인 연계(O2O) 등 새로운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국민을 즐겁게 하는 전자정부를 구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민관 합동 범정부 기구인 전자정부추진위원회를 신설하고 전자정부 민관협력포럼을 운영하는 등 민관 협업형 전자정부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앞으로도 선진 흐름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발 빠르게 앞서 움직여 나갈 때 한국 전자정부의 '제2의 도약(Quantum Leap)'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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