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냉방 온도 제한.. 너무 더워요" 폭염에 시달리는 대학 기숙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3 16:35

수정 2016.08.23 16:35

밤에는 에어컨 가동 중단.. 사비로 냉방용품 사기도
"선풍기가 있지만 너무 더운데다 밤에는 창문을 열어도 바람이 통하지 않아 더운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제품을 살까 생각중이다"

"새벽 5시까지도 더운 날이 많은데 새벽 2시까지만 에어컨이 작동돼 중앙에서 제어하지 않는 콘센트를 찾아 너무 더운 밤에는 임시로 에어컨을 연결해 사용한다"

8월 하순에 접어들어서도 여전히 열대야와 폭염이 이어져 대학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들이 자구책을 고심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대학 역시 전기요금 부담에 시원한 냉방을 하지 못하는 곳이 적지 않아서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여름 방학에도 24시간 학생들이 머무는 대학 기숙사는 열대야로 잠을 이루기 힘들다. 서울시내 한 사립대는 본격적인 기숙사 에어컨 가동을 7월 하순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냉방 온도를 제한하면서 에어컨을 약하게 가동하고 선풍기를 틀었다.

요즘도 매시간 에어컨을 껐다 켰다 반복한다.

이 대학 직원은 "기숙사 학생들은 덥다지만 학교는 냉방기 가동을 통제하기 때문에 에어컨을 자주 끈다"며 "직원들도 덥지만 학교 방침 때문에 냉방기 가동을 조절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대부분 대학 기숙사들이 에어컨 온도를 제한하거나 밤 시간 작동을 중단한다. 더구나 자정부터 6시간 가량은 에어컨 가동을 하지 않아 기숙사는 그야말로 찜통이 된다. 기숙사는 대부분 한 방에 2명 이상이 생활하는 데다 창문이 작고 공간도 넓지 않기 때문에 더위가 심하다.

사정이 이렇자 기숙사에서 방학을 보내는 학생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나름대로 자구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방학에 이어 올해도 기숙사에서 생활 중인 한 대학생은 "기숙사가 옛날식이어서 선풍기만 있는데 올해는 너무 더워 사비로 에어서큘레이터를 샀다"고 전했다.

견디기 힘든 더위에 학교 관리자를 피해 조심스럽게 냉방기를 가동하기도 한다.
한 대학의 경우 최근 에어컨 온도를 학생들이 임의로 조절하지 말도록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폭염경보 수준의 날씨가 잦아지면서 학교가 제한한 냉방기 온도만으로는 더위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자 학생들이 온도를 낮춰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또 다른 학교의 한 대학생은 "기숙사 에어컨과 연결된 콘센트는 중앙에서 일정 시간 가동을 멈추고 잘 틀어주지 않지만 최근 이를 피할 수 있는 콘센트를 찾아 견디기 힘들 때는 어쩔 수 없이 연결해 에어컨을 가동한다"고 전했다.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