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지나친 특혜?' 여가부 동행면접, 오해와 진실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4 17:51

수정 2016.08.24 17:51

"구직자에 '안정감' 기업엔 '믿음'..취업성공률 더 높아졌다"
고용부·지자체, 동행면접 서비스 여가부에 앞서 시행
취업설계사, 구직자 동행땐 대부분 면접실엔 안 들어가
'지나친 특혜?' 여가부 동행면접, 오해와 진실


지난 4월 충북의 한 생산업체 채용 면접장에서 윤모씨(30.여)가 동행면접을 본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윤씨는 "전에 다니던 회사는 왜 그만뒀습니까.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또 회사를 그만둘 것 아닌가요" 등 쏟아지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자 윤씨와 면접에 동행한 여성가족부 산하 여성새로일하기센터 관계자가 윤씨 대신 답변을 했고, 이에 힘을 얻은 윤씨가 말을 이어가면서 채용됐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왜 여가부가 여성에게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며 면접에서 대답까지 대신 해주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윤씨가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라 해도 장애인이나 고령자가 아니어서 특혜란 지적도 나왔다.

■취업성공률 높이기 위해 기관 잇단 도입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동행면접은 면접경험이나 자신감 등이 부족한 구직자를 취업알선 담당자가 구인기업에 동행, 면접 과정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구직자에게는 심리적 안정감을, 기업에는 믿음과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줘 취업성공률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동행면접은 여가부만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고용부와 지자체는 각 지역 일자리센터 등을 통해 여가부보다 한발 앞서 동행면접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성별이나 나이를 따지지 않고 직업경력이 없거나 장기실업 등으로 자신감이 결여된 구직자가 대상이다.

특히 한국어 의사소통에 서툰 결혼이주민이나 장애인, 고령자 등이 우선이며 면접 전에 일정 기간 교육과정도 거친다.

대상기업은 주로 원거리 사업장, 소규모 영세사업장, 상시 구인난을 겪는 사업장 등으로, 취업알선 담당자가 업체에 적합한 구직자를 찾아 이력서와 모의면접을 봐준 뒤 업체와 일정을 조율, 면접 당일 함께 사업장을 방문하는 방식이다.

여가부는 윤씨 사례처럼 담당자가 구직자와 함께 면접장에 가 질문에 대신 답변해주는 경우는 드물다고 전한다.

취업설계사가 구직자와 동행하지만 면접실에는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기도 하고 면접실에 같이 있더라도 면접관의 질의응답에 직접 개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동행면접에 대한 편견을 경계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동행면접에서 취업설계사가 대신 답변을 해주는 것은 소수 사례로, 대개 안정감을 주는 차원에서 면접장에 같이 가는 정도"라며 "경력단절 여성의 경우 자신감이 떨어지는 사람이 많고 소심해서 취업이 안 된 일반 대졸 여성도 있어 동행면접을 제공하고 있다. 면접 때 소극적인 모습과는 달리 취업 뒤 업무능력이 뛰어난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취업 후 적응 잘해 앞으로도 채용"

그는 "사전에 업체와 충분히 협의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면서 "기업이 봉사단체도 아니고 임금을 주는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어서 부적합하면 뽑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취업설계사가 동행한다고 압력을 받을 일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씨를 채용한 와이엠텍 김홍기 대표는 "지난 4년간 동행면접을 통해 경력단절 여성 20명을 채용했는데 퇴사자 한두 명을 제외하면 모두 회사에 잘 적응하고 있다. 생산, 무역 등 업무분야도 다양하다"며 "동행면접을 하면 구직자들이 마음에 안정감을 갖는 것 같다.
단순히 너무 의존적이 아니냐고 볼 문제가 아니라 새일센터와 충분한 논의 끝에 면접을 하기 때문에 믿음이 가고 앞으로도 동행면접을 통해 인재들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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