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전세계 청년 실업률, 사상최고 수준 육박…취업자는 노동빈곤 상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8.25 06:40

수정 2016.08.25 06:40

올해 전세계 청년 실업률이 사상최고치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됐다. 청년 실업자수는 태국 인구보다도 많은 71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미 취업한 청년들 역시 상당수가 노동빈곤 상태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FP,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가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 '세계 청년 고용과 사회전망' 보고서는 전세계 청년 고용의 현주소가 사상최악에 가깝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ILO의 청년 고용 보고서는 전세계 15~2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보고서는 올해 전세계 청년 실업자가 50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지난해 12.9%에서 13.1%로 올라 사상최고를 기록했던 2013년의 13.2%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 주저자인 스티븐 토빈 ILO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증가세가 "상품 수출에 주력하는 일부 주요 신흥시장 국가들의 예상보다 깊은 경기침체와 일부 선진국의 성장 정체에서 비롯됐다"면서 내년에는 상황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전쟁 참화를 겪고 있는 아랍 국가들의 청년 실업률이 가장 높아 30%를 웃돌았다.

특히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부유한 산유국의 청년들이 경기둔화와 재정긴축의 여파로 가장 높은 실업률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됐다.

북아프리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청년 실업률이 3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둔화에 직면한 신흥시장에서도 청년 실업률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신흥시장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13.3%에서 올해 13.6%로 높아지고, 청년 실업자 수는 53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선진국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선진국 청년 실업률은 14.5%, 실업자수는 9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실업률이 조금 떨어지갰지만 14.3%로 낮아지는데 그칠 전망이다.

보고서는 그렇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낮은 신흥시장과 선진국의 청년 실업률이 "더 나은 노동 시장 여건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어렵게 취업을 해도 청년층의 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들 상당수가 노동빈곤 상태에 내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전세계 청년 취업자의 3분의1이 넘는 약 1억5600만명이 극심한 빈곤 또는 완만한 빈곤에 처해 있는 것이 높은 실업률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극심한 빈곤은 하루 1.90달러(약 2100원), 완만한 빈곤은 하루 3.10달러(약 3500원) 미만으로 생활하는 상태를 이른다.

성인 노동자에서는 이 비율이 4분의1을 조금 웃돌고 있다. 청년들이 성인보다 더 열악한 노동조건에 내몰리고 있고,일을 하고 있음에도 빈곤 상태에 있음을 뜻한다.

보고서는 "이들 국가의 청년들은 기본적인 생활을 꾸려가기 위해 대개 질 낮고 임금도 낮은 일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지적했다.

ILO의 토빈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편으로는 높은 실업률과 또 다른 한편으로는 높은 노동빈곤율이라는 이중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2030년까지 빈곤을 추방한다는 유엔의 목표는 매우 어려운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청년을 포함해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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