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수술 시 납방호복 착용 의료진, 방사선 차단 효과 3분의 1에 불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05 09:38

수정 2016.09.05 09:39

신경외과 현승재, 김기정, 김현집 교수.
신경외과 현승재, 김기정, 김현집 교수.
수술 시 납방호복과 같은 방사선 차폐장비를 착용하는 의사들의 경우 실제로 방사선을 크게 차단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경외과나 정형외과 의사들은 X-레이와 같은 투시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 납방호복을 착용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현승재·김기정·장태안·김현집 교수팀은 수술 중 사용하는 방사선 차폐장비가 실제 방사선으로부터 인체를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를 실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병원에서 퇴행성 요추(허리뼈)질환으로 동일한 수술을 받은 환자 64명(일반수술 30명, 로봇수술 34명)을 대상으로 수술 시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분석했다. 의료진의 신체 각 부분에 방사선 노출센서를 장착해 방사선 차단율을 분석한 결과 차폐장비의 방사선 차단율은 37.1%로 전체 방사선량의 약 3분의 1 정도밖에 보호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로봇을 이용해 수술을 시행했을 경우 일반적인 수술법에 비해 방사선 노출 정도가 62.5%나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수술이라 하더라도 로봇 수술의 경우 훨씬 적은 방사선 촬영만으로도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방사선 노출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현승재 교수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안전을 위해 방사선 촬영이 필요한 수술 시에는 로봇수술과 같이 방사선 피폭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수술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헬리욘(Heliyon) 최근호에 한국 저자 연구논문으로는 처음으로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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