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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가장 성공한 인터넷전문은행 '찰스 슈왑' 가보니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11 20:14

수정 2016.09.11 22:14

전국에 지점.. 인터넷 미숙한 사람엔 대면서비스
로보 어드바이저 방식으로 일부 가입자에 펀드 무료추천
모기업 증권사 활용 계좌 유치.. 자산 1000억달러 넘어서
찰스 슈왑을 소개하는 안내책자
찰스 슈왑을 소개하는 안내책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인터넷전운은행 찰스 슈왑 지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인터넷전운은행 찰스 슈왑 지점


【 샌디에이고(미국)=허준 기자】찰스 슈왑은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꼽힌다. 모회사인 증권사 고객을 기반으로 은행계좌 수를 늘려 현재는 자산이 1000억 달러(약 110조원)를 넘어섰다. 우리나라 예비인가 사업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해외 인터넷전문은행 성공사례가 찰스 슈왑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주변 찰스 슈왑 지점을 방문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서 오프라인 매장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찰스 슈왑은 미국 전역에 지점을 내고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는 은행이다. 온라인에 익숙한 이용자들은 지점 방문없이 계좌 계설부터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지만 온라인에 익숙치 않은 고객들은 언제든 편하게 지점을 방문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대면 방식과 비대면 방식의 절묘한 조화

찰스 슈왑 샌디에이고 지점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계좌개설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계좌개설은 지점을 방문해서 하려고 하는 고객들이 있기 때문에 여러 곳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비대면 서비스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원하면 언제든 대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인터넷 채팅이나 24시간 콜센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면 방식과 비대면 방식의 조화를 통해 사용자들이 편리한 방식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자의 사업방식과도 유사하다. 예비인가 사업자인 K뱅크는 전국에 설치된 공중전화 부스에 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해 온라인을 통한 계좌개설이 어려운 이용자들의 계좌개설을 돕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편의점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익숙치 않은 고객들을 위한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찰스 슈왑 지점은 우리나라의 시중 은행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일단 창구가 없고 안내하는 직원이 1명 안내 데스크에 앉아 있었다. 대부분의 일반 문의는 안내 데스크 직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자산관리 등 전문 상담이 필요한 고객은 별도로 마련된 사무실로 안내된다.

이날 지점을 방문한 고객은 기자를 포함해서 다섯명밖에 안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업무는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며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콜센터가 이용자들의 문제를 대부분 해결해준다고 한다.

■종목 추천부터 절세 전략까지 조언해준다

찰스 슈왑의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는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 어드바이저'다. 찰스 슈왑이 지난해 선보인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는 5000달러(약 550만원) 이상을 예치한 고객에게 무료로 펀드 종목 등을 추천해준다.

찰스 슈왑 관계자는 "처음에는 로보어드바이저가 12가지 질문을 해서 이용자의 성향을 파악해 종목 추전이 이뤄지며 이용자가 추천된 종목 가운데 어떤 종목을 선택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쌓일수록 이용자에게 맞는 종목들이 추천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5만 달러(약 5500만원) 이상을 예치한 고객들에게 손실이 난 포트폴리오를 제때 정리해서 세금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서비스도 선보였으며 '퀵큰론즈'와 협력해 온라인으로 편하게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모기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내놨다.

찰스 슈왑 측은 "대출이나 자산관리 등을 반드시 지점을 방문해서 상담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없애주고 있다"며 "온라인으로 누구나 편하게 계좌개설부터 자산관리, 대출까지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우리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도 이미 온라인 금융거래 서비스가 이렇게 발전해 있는데,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우리가 정작 법 개정이 안돼 규제에 발목을 잡히고 있는 것이다.

하나 더, 이날 기자가 숙소와 찰스 슈왑 샌디에이고 지점을 오가면서 활용한 서비스는 '우버'다.
'우버'를 호출하면 5분 이내에 차량이 오고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 호출할때 목적지를 미리 입력했고 결제는 신용카드를 등록해놨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없고, 현금을 가지고 있을 필요도 없었다.


규제가 문제인 것은 비단 인터넷전문은행만은 아니다.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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