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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안전한가.. "7.0 지진 대비해 국내 원전 설계"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13 19:42

수정 2016.09.13 19:42

지진 계측값 0.1g 이상땐 수동으로 가동 중단
"지질 환경 설계 반영 최악 가정해 부지 선정"
원자력발전소 안전한가.. "7.0 지진 대비해 국내 원전 설계"

경북 경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 원전의 지진 대비 안전시스템에 관심이 쏠린다. 지진이 일어난 진앙 반경 50㎞ 이내에는 원전 12기가 운영되고 있어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수력원자력은 전날 발생한 지진에 따른 후속조치로 원전 1~4호기를 수동 정지했다. 국내 원전은 모두 지진응답스펙트럼에 나타나는 지진계측값이 0.1g 이상이 되면 수동으로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설계기준 지진 값인 0.2g보다는 작지만 정지기준인 지진 분석값 0.1g을 초과해 월성 원전 1~4호기에 대해 수동 정지했다"고 말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이번 지진으로 원전 운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진앙지에서 약 28㎞ 떨어져 가장 가까운 월성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지진계측값(원전 부지)이 0.12g, 한수원의 지진계측값(원전 건물내)이 0.0981g으로 설계지진 0.2g에 못 미쳤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도 원전이 한반도에서 예상가능한 지진의 영향을 반영해 설계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INS 관계자는 "현재까지 원전 안정성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모든 원전에 대해 내진설계 기준이 0.2g 이하이고, 신고리 3호기 등 신규 원전부터는 0.3g 이하로 설계돼 앞으로도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주로 고주파에너지에 의한 것으로 지진의 지속시간이 짧아 피해 규모가 작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일본과 같은 대지진 발생 가능성과 국내 활성단층에 의한 지진 발생을 고려할 때 원전의 내진설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7.0 이상의 대형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들어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역사적으로 7.0을 넘어서는 지진으로 평가되는 사례가 있고, 지진 규모가 단층의 크기에 비례하다는 점에서 양산단층이 길게 연결돼 있다면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수원은 원전 건설은 안전성이 요구되는 시설이기 때문에 부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활동성단층 등 지질학적 환경과 지진위험도를 철저히 조사해 설계에 반영했다"며 "우리나라 원전 내진설계값은 0.2g~0.3g 수준으로 규모 6.5~7.0의 지진에 견디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또한 "지진으로 피해가 날 경우 방사성물질이 외부에 누출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부지 선정과 설계.건설.운영 등 각 단계에서 지진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경주에 중앙지진재해원인조사단과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 재난상황과 응급조치를 파악하고 주요 시설을 안전점검하는 등 후속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국민안전처는 관계부처와 협업,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물질폐기장 등 주요시설에 대한 지진방재대책을 포함한 지진대응체계 전반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하고 올해 5월 발표한 '범정부 지진방재 개선대책'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조기에 마련,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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