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산림조합중앙회, 상조사업 진출.. 수목장 문화 이끈다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19 17:21

수정 2016.09.27 17:33

상조자회사 등기 완료
시장조사.상품개발 착수.. 내년 장례상품 출시 예정
수목장림 조성.운영 계획
전남 진도군에 위치한 '진도수목장' 모습
전남 진도군에 위치한 '진도수목장' 모습

화장한 유골을 나무 아래 묻어 안치하는 '수목장'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고인을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고 싶어 하는 수요가 대세로 기우는 가운데, 산림조합중앙회가 최근 직접 상조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산림조합은 빠르면 내년 초부터 장례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142개 지역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산림조합이 상조사업에 진출하면 수목장 문화를 본격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림조합은 상조자회사를 설립해 지난 1일 등기를 완료했다. 자회사 대표로는 조합 내 금융업 경험이 풍부한 이승철 신용상무를 임명했다.
조직이 골격을 갖춰가면서 본격적인 시장 조사 및 상품 개발에도 착수하고 있다.

현재 산림조합은 국가에서 조성한 양평 수목장림을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향후에는 조합이 직접 수목장림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산림조합은 직접 운영하는 수목장과 장례 상품을 연계하면 저렴하고 품질 좋은 수목장을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림조합이 수목장을 앞세우며 상조사업에 적극 진출한 이유는 최근 장례 문화가 급속도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사망한 약 27만5700명 중 22만1886명이 화장됐다고 밝혔다. 화장률은 처음으로 80%를 돌파했다.

화장한 유골은 아직 대부분 봉안당(납골당)에 안치되고 있지만, 나무나 잔디아래에 묻는 자연장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사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선호하는 장묘 방법으로 수목장을 꼽은 응답자가 45.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봉안당(39.8%)', '매장(12.6%)', '기타(2.1%)'가 차지했다.

수목장 조성에 필요했던 복잡한 절차도 간소화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2일 소규모 수목장을 간단한 신고절차만 거쳐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30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수목장 조성 전후로 각종 신고를 해야 했던 규제가 사라지면서 수목장 활성화에도 날개가 달렸다.

산림조합은 최근 장례 문화가 바뀌는 분위기를 볼 때 조합의 상조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상조사업을 담당하는 배정영 산림조합 미래전략실장은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도 수목장 비율이 증가하면서 대세가 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수목장을 한 번 이용해보신 분들이 콘크리트보다는 자연 속에 고인을 모시는 것이 훨씬 마음이 놓이더라는 후기를 많이 남겨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입소문을 통해 수목장의 장점이 많이 전파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존 상조회사들도 산림조합의 상조사업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상조회사 관계자는 "산림조합이 직접 수목장 상품을 들고 나오면 우리나라 장례문화가 바뀌는 큰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업계 내에서도 수목장 상품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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