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박 대통령 "국내골프로 내수 진작"… 장관들 "내 돈 내고 골프"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25 17:38

수정 2016.09.25 17:38

장.차관 워크숍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내수진작 차원에서 국내 골프에 장관들이 나서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내수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골프 활성화를 강조한 것이다.

25일 청와대와 참석한 장관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당시 워크숍을 마친 뒤 이어진 만찬에서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내수시장 침체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해외 골프가 아닌 국내 골프의 필요성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가 "김영란법 시행으로 골프장도 '부킹 절벽'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언급하자 박 대통령은 국내 골프를 하면 내수진작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골프 등 지난해 해외에서 쓴 돈이 26조원 규모인데 국내에서 골프를 치면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참석한 장관들에게 국내 골프를 권장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지난 4월 30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5단체장과 함께 골프장에 나갔던 사례를 언급하면서 "골프를 치시라고 했는데 왜 안 치시는가. 내수를 살려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월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공직자 골프 문제와 관련, "좀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얼마든지 칠 수 있는데 눈총에다 여러가지 마음이 불편해 (골프를 치지 않으면) 내수만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 오지 않겠는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권유에 참석자 중 한 명은 "김영란법을 지켜가면서 자기 돈 내고 골프 치면 된다"고 말했고, 장.차관들은 "경기 활성화를 위한 자비 골프"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골프를 친 뒤 인증샷을 올리자" "내수진작 머리띠를 두르고 골프장으로 가자"라는 농담까지 나왔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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