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에너지 자립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26 17:05

수정 2016.09.26 17:05

[특별기고] 에너지 자립섬

유럽 북부에 위치한 작은 나라 덴마크. 이곳에 인구 4200명, 면적 11.4㎢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섬으로 불리는 '삼소 섬(Samso Island)'이 있다. 풍력발전소와 태양광발전소 등을 통해 전력을 100% 공급하고 열수요도 70%가량 담당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전혀 없기 때문에 온실가스 걱정이 없고 주민은 맑은 공기 속에서 쾌적하게 생활한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도 이런 삼소 섬이 만들어지고 있다. 정부에서 중점 추진 중인 에너지자립섬이 바로 그것이다.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은 기존 디젤발전 중심의 전력원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획기적인 프로젝트다.
흐리거나 바람이 없는 날을 대비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 전력을 저장하고 빼 쓴다.

하지만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는 날씨 상태에 따라 발전량이 다르기 때문에 전력공급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소해주는 기술이 바로 마이크로그리드(MG)다. 우리나라는 2009년 제주 구좌읍에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만들어 기술개발을 마칠 정도로 MG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에는 제주 가파도에서 처음으로 신재생에너지로 MG 구축에 성공했고, 이듬해에는 전남 가사도에 에너지관리시스템을 적용한 두 번째 신재생에너지 자립섬을 만들었다.

이런 경험과 실험을 통해 지금 우리는 좀 더 큰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10월부터는 울릉도가 서서히 에너지자립섬으로 탈바꿈해 갈 예정이다. 울릉도는 그 면적만 서울 여의도의 9배에 달하며, 1만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그런데도 울릉도에서 사용하는 전력 중 95%가 아직은 디젤발전기로 생산하고 있다. 이런 울릉도를 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자립섬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2017년까지 섬 전체 전력의 3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단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공급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 세계 섬 지역의 MG시장은 2015년 12억달러였던 것이 2024년에는 4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섬이 아닌 육지 속의 산간벽지 등을 포함하면 그 규모는 278억달러까지 된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여러 도서에서 이미 다양한 에너지자립섬 사업을 조성해 본 우리에게는 놓칠 수 없는 황금시장이다. 지난 3월 우리 업체들이 하루에 8시간만 제한적으로 전력이 공급되던 필리핀 코브라도섬에 태양광, ESS 등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형 전원공급 시스템을 구축하고 섬 주민이 하루 종일 전기를 쓸 수 있도록 해준 것은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에너지자립섬이라는 토털 에너지솔루션이 해외에서 우리나라의 새로운 주력 수출품목으로 자리잡아 갈 수 있도록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대처해 나갈 때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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