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건.사고 줄잇는데.. 학교는 ‘공사중’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27 17:47

수정 2016.09.27 17:47

중금속 운동장에 이어 지진까지.. 안전 대책 미흡
예산 등 관계기관 협의과정 남아 공사 지연 '불가피'
학교 시설 보강 공사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지진이 발생해 학교 내진설계가 중요해진데다 앞서 우레탄 운동장에서 환경유해 물질이 검출되고 도서벽지에서는 성폭행 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학교 안전 시설 보강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추가 사고 우려에 따른 관련 규정 정비 및 관계 기관 간 협의가 불가피해 공사가 지연되는 곳도 있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학교 시설 보강을 필요로 하는 학교 내 사건.사고가 이어져 학교 안전 시설에 대한 보강 계획도 잇따르고 있다.

■우레탄 교체 필요 서울만 135개교

당장 이달 발생한 지진으로 학교 건물에 내진 보강이 필요한 건물이 2만4244곳으로 조사된 것을 비롯해 올해 초 학교 우레탄 트랙에서 중금속 기준치를 초과한 환경 유해 물질이 발견돼 우레탄 트랙 교체 작업이 필요한 학교도 서울시내에서만 135개교에 이른다.

또 도서벽지 지역 여교사 성폭행 사건으로 교직원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통합관사도 전국 9개 지역에 71동 908세대가 신축돼야 한다는 수요조사를 마친 상태다.

화장실 개.보수와 같이 기존에 진행중이던 학교 노후 시설 보강 공사까지 합치면 학교 안전 시설을 위해 보강해야할 부분은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런 학교 시설 보강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 안전과 관련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데다 예산 문제와 함께 관련 안전 규정도 달라지면서 추가 보강이 불가피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내진 보강의 경우 소요 비용이 적지 않고 공사기간은 3~4개월이 걸려 방학 내 보강 공사를 마무리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내진보강 공사는 소음이 큰데다 내진 대상 역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교육부가 최근 조사한 초.중등학교 건물 중 내진설계가 필요한 건물은 모두 3만1797개로, 이 가운데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건물이 2만4244개다. 비교적 새로 지은 건물이 많은 세종시의 경우 건물의 68.9%가 내진설계가 돼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 내진 비율은 20% 안팎으로 내진보강이 필요한 상태다. 특히 이번에 지진 피해가 발생한 경북, 전남, 전북 등은 내진 비율이 20%가 안 되는 곳도 있다.

■통합관사 부지 매입, 건축비 등 논의중

우레탄 교체 작업 역시 교체 물질의 안전성 판단에 이견이 나오면서 늦춰졌다. 최근 추가경정예산으로 우레탄 트랙 교체에 370억원 가량이 지원될 예정이지만 우레탄 외에 환경에 무해한 물질을 찾아 교체하는 데는 신중한 모습이다. 현재 교내 체육시설 등 우레탄 교체가 불가피한 학교는 전체 학교의 절반 가량으로, 이들 학교는 우레탄유해물질 기준과 환경 유해성 기준이 명확해진 후 교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해성 기준은 연말과 연초에 발표될 예정으로, 해당 학교들은 해당 요건에 맞춰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교직원 안전을 위한 통합관사 역시 신축 부지 매입이나 건축비 등 논의할 사항이 적지 않다.
전체 예상 비용 1257억원 가운데 310억원 가량이 추경으로 지원될 예정이지만 해당 지자체와 의견 교환이 필수적이어서 해당 시도교육청과 기관 간 협의가 진행중이다. 올 연말까지 통합관사 설립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한 학교 관계자는 "최근 교육시설 개선에 추가 예산이 투입되고 지진에 대비해서도 예산을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이 같은 시설 개선은 관련 규정이나 이해 관계자들의 논의로 신중하게 추진돼야할 부분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