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SK네트웍스, 가전 렌털시장 진출.. 새먹거리 확보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27 22:12

수정 2016.09.27 22:12

동양매직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SK네트웍스 선정
본입찰에 4곳 참여 '흥행'
동양매직 '스타상품' 키워 몸값 2년만에 두배로 늘어
SK네트웍스 이번 인수전 6천억 파격가 써내며 승리
SK네트웍스, 가전 렌털시장 진출.. 새먹거리 확보

27일 2년 만에 몸값이 2배가량 오른 동양매직 본입찰에 현대홈쇼핑, SK네트웍스, AJ네트웍스, 유니드 등이 참여한 가운데 SK네트웍스가 최종승자의 자리를 차지했다. SK네트웍스가 제시한 인수희망가는 6000억원 이상으로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본입찰은 동양매직 지분 100%를 매각하는 내용으로 강력한 후보 중 하나였던 CJ는 본입찰에 불참했다. 동양매직은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렌털 분야에서 성장곡선을 그리는 데다 주방가전은 시장에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어 인수한 기업은 본업과의 시너지나 신시장 개척이 용이하다. 이에 막판 인수 참여를 포기한 CJ그룹을 제외하고 투자적격 후보에 이름을 올린 투자자 대부분이 본입찰에 참여하는 등 경쟁이 뜨거웠다.

■동양매직은 어떤 회사인가

동양매직은 인수합병(M&A)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 중 하나로 꼽힌다.
동양매직의 핵심 사업은 주방가전과 렌털 생활가전이다. 2014년 동양그룹에서 분리된 후 동양매직은 가스레인지.식기세척기 등 강점인 주방가전과 함께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렌털 사업 확대에 공을 들였다. 특히 많은 제품을 판매하기보다 스타 상품을 키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대표적인 상품이 직수형 정수기인 '슈퍼정수기' 시리즈와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한 '슈퍼 공기청정기'다. 동양매직의 슈퍼정수기 시리즈 누적판매량은 20만대를 넘기며 직수형 정수기 시장에서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슈퍼청정기도 월 2000대 이상 판매되며 3만대에 가까운 누적 판매량을 보였다. 그 결과 동양매직은 8월 말 기준 렌털 누적 계정 90만을 돌파하고 연내 100만계정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렌털 제품을 관리하는 서비스 직원인 매직케어 인력도 현재 2000여명에 달한다.

주방가전 부문은 가스레인지와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 시장을 동시에 키워가고 있다. 식기세척기는 최근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 수출을 재개했다. 이에 매각 당시 2238억원이던 동양매직의 매출은 2014년에 3543억원, 2015년 3903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투자적격 후보들이 동양매직 인수전을 완주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주방가전과 생활가전을 제조.판매하면서 렌털 사업까지 다양하게 영위하는 기업은 비슷한 기업 규모에서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매직의 브랜드 가치와 제품 구성 등을 보면 비슷한 규모의 기업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대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것보다 동양매직을 인수하는 것이 가격이나 시장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동양매직 인수가격이 코웨이 등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동양매직은 현재 매각은 중단됐지만 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코웨이 매각 가격에 비해 저렴해 인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SK네트웍스 '신성장동력 확보'

모처럼 기업 M&A 시장에 훈풍을 몰고온 동양매직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참여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승기를 잡은 SK네트웍스도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동양매직 본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회사의 미래성장사업을 개발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모색하면서 다양한 M&A 검토를 수행해왔다"며 "SK네트웍스는 정보통신, 유통사업, 렌터카 사업 등을 통해 높은 수준의 기업간거래(B2B),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채널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동양매직 같은 생활가전 렌털 사업을 하게 되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본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와 유통.제조 결합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또 다른 후보였던 AJ네트웍스가 동양매직 본입찰에 참여한 것은 개인간거래 렌털사업 확대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유니드는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사모투자합자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양매직 인수 본입찰에 참여했다.
화학소재기업인 유니드는 OCI그룹 창업주인 고 이회림 명예회장의 3남인 이화영 회장이 이끄는 회사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김경수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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