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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기술수출한 폐암신약 개발 중단---예정된 기술료 수천억 날릴 처지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9.30 14:59

수정 2016.09.3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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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조원대에 이어 지난 9월28일 1조원의 신약기술 수출 대박을 터뜨린 한미약품이 기술 수출한 신약개발 중단이라는 악재에 직면했다. 신약개발 중단으로 한미약품은 당초 예정했던 7000억원대의 기술료를 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표적항암신약 '올무티닙' 개발중단
한미약품은 지난해 내성 표적 항암신약 '올무티닙(HM61713)' 기술을 수입한 독일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이 시장성을 이유로 제품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중단해 권리를 반환받았다고 9월30일 밝혔다. 베링거인겔하임측은 "올무티닙의 모든 임상데이터에 대한 재평가와 폐암 표적항암제의 최근 동향과 미래 비전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한미약품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무티닙은 폐암 세포의 성장 및 생존 관련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변이형 EGFR(표피 성장인자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3세대 내성표적 폐암 신약기술이다. 기존 표적 폐암 치료제인 'EGFR-TKI(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 제제에 내성이 생겨 더는 치료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한 것이다.
앞서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7월 올무티닙을 기술이전받는 계약을 체결해 한국과 중국, 홍콩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올리타 개발과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올무티닙의 글로벌 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허가를 얻고 글로벌 3상 임상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번 권한 반환으로 개발이 백지화됐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기술수출 계약당시 계약금 5000만달러(약 600억원)를 받았고 임상시험과 판매 허가 등에 성공할 경우 단계별 기술료로 6억8000만달러(약 8000억원)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개발 중단과 권리반환에 따라 이미 받은 계약금 및 단계별 기술료 6500만달러(약 718억원) 외에 나머지는 사실상 받을 수 없게된다.

동시에 올무티닙의 글로벌 진출에도 차질을 빚게됐다.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과 함께 미국, 유럽 등의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었다.

■업계 "신약개발 중단 있을 수 있는일"
제약업계에서는 신약기술의 경우 신약물질 개발 후 주로 임상 초기 단계에 수출하는 만큼 후속 개발 과정에서 중단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에 착수해 제품 출시(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성공할 확률은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내 제약사의 신약이 기술수출 후 임상이 중단되는 경우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동화약품은 지난 2007년 P&G와 5억1000만달러 규모의 퀴놀린계 향균제 후보물질(DW1350)을 기술 수출한 후 2010년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7월 미국 제약사 토비라가 개발중인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의 임상2상 시험을 중단했다.미국 제약사 자프겐도 국내 제약사로부터 고도비만치료제를 수입했다가 개발을 포기했고 한화케미칼은 2011년 독일 머크와 류머티스 관절염치료 바이오시밀러인 '엔브렐'의 글로벌 임상과 생산을 위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1년만에 계약을 해지했다.
다만 신약기술 수출 계약 과정에서 계약금 외에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등 미실현 수익이 함께 발표돼 해당 기업에 대한 경영정보가 과대포장 될 수 있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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