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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산다"...글로벌 케이블TV 업계 사업영역 확장 본격화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10 15:49

수정 2016.10.10 15:49

국내 케이블TV 산업도 변신 노력 시급 
글로벌 케이블TV 업계가 잇따라 변신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방송사업만으로는 더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성장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등 새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발표가 잇따르고 있는데다, 이동전화와 인터넷 등 결합상품 시장에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직접 이동통신 서비스에 나서는 사례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 케이블TV 업계도 투자를 늘리고 신규 사업 영역을 개척하는 등 글로벌 추세에 맞춘 변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美컴캐스트, IoT·알뜰폰 준비 중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1위 케이블TV 방송사업자(SO) 컴캐스트는 반도체 업체인 셈테크와 협력해 로라(LoRa) 기반의 IoT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말 미국 필라델피아와 샌프란시스코에 로라망을 구축해 각 가정의 전기나 가스 스마트검침과 환경(온도·오염·소음 등) 모니터링 등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로라망은 IoT 전용망으로 싼 값에 많은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IoT는 수많은 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도록 하기 때문에 기존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IoT 전용의 로라망을 이용하면 싼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컴케스트는 케이블TV 가입가구를 대상으로 싼 값에 스마트검침 서비스를 시작하면 바로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컴캐스트는 앞으로 가스사업자, 전기사업자 등과 협력해 자사 IoT 서비스를 스마트검침 등에 활용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컴캐스트는 이 밖에도 현재 1500만개의 와이파이(Wi-Fi) 핫스팟을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버라이즌 이동통신망을 빌려 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을 추진 중이다. 2800만 가구의 가입자들에게 알뜰폰 서비스를 결합판매 하겠다는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한 전문가는 "SO는 각 가정으로 통하는 초고속 방송망과 유선인터넷망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디지털 케이블TV 이용 가구는 셋톱박스도 갖고 있어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변화의 기로에 놓인 국내 케이블TV업계
<국내 케이블TV사업자(SO) 영업이익 추이>(단위 : 억원)
연도 영업이익
2009 1조1480
2010 1조1737
2011 1조2092
2012 1조2075
2013 1조1663
2014 1조645
2015 9405
(방송통신위원회)

국내에서도 SO들이 인터넷TV(IPTV) 등과 경쟁하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혁신을 준비 중이다. 국내 케이블TV 업계는 최근 공동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3월 중 스마트홈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 업계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또 케이블TV의 결합상품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향후 제4이동통신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이블TV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업체별로 알뜰폰 서비스를 개별 제공하고 있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며 "제4이동통신 등 케이블TV만의 독자적인 이동통신 서비스를 구축해 모바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업계의 의지다.
2015년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가입자수 증감율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2030년도 유료방송 시장 가입자수를 예측해보면 IPTV와 위성방송은 총 3184만8000명이 되지만 케이블TV는 이에 절반에도 못미치는 142만으로 감소한다. 위기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거나, 혁신서비스 개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케이블TV의 쇠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유료방송 업계 한 전문가는 "케이블TV가 과거 아낌없는 정책적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기 때문에 현재의 경쟁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미 유료방송시장이 경쟁상황에 접어든 이상 과거의 영광은 재연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 변화에 나서지 않으면 제2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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