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얼' 빠진 국방부 '민족의 얼'을 찾아라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24 14:33

수정 2016.10.24 17:04

국방부 혈서로 만주국 육군군관학교 입학한 박정희 대통령이 광복군이라 밝혀
故(고) 박정희 대통령이 ‘광복군 활동’을 했다는 새로운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국방부 23일 ‘고 박정희 대통령 추모 37 추모식’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통해 ‘1944년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45년 광복군에서 활동하였다’고 밝혔다.

고 박정희 대통령의 광복이전 행적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아무런 검증 없이 ‘보도자료’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1939년 3월 31일자 만주신문. 보도내용에는 故(고) 박정희 대통령이 죽음으로서 봉공한다는 내용과 함께 혈서로 만주 육군군관학교에 지원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사진=일본 국회도서관 보관
1939년 3월 31일자 만주신문. 보도내용에는 故(고) 박정희 대통령이 죽음으로서 봉공한다는 내용과 함께 혈서로 만주 육군군관학교에 지원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사진=일본 국회도서관 보관

광복군 박정희는 역사 날조
고 박정희 대통령은 1917년 11월 14일 경북 선산에서 태어나, 1937년 대구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교사로 3년간 재직하다 1940년 만주국 육군군관학교(이하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했다.


일본 국회도서관에 보존 중인 1939년 3월 31일자 만주신문은 ‘혈서 군관 지원 - 반도의 젊은 훈도로부터’라는 제목으로 고 박정희 대통령이 혈서로 만주 군관학교에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국가기관인 국방부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호도하고 역사왜곡과 날조에 나선 꼴”이라고 비난했다.

박한용 실장은 “보도자료는 박 대통령이 만주 군관학교와 일본육사를 거쳐 항일운동을 토벌하던 만주군 8단(8연대) 을종부관이 된 행적을 빼버렸다”면서 “마치 그가 마치 광복군이 되기 위해 일본육사를 지원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박한용 실장은 또 “국방부는 군인에 대한 경의와 민족정신을 지켜야 할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치적을 알리는 것에 열을 올리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박 실장은 “박 대통령이 광복군에 편입된 것은 9월 21일 이지만, 자발적 편입이 아니었다. 1945년 8월 17일 무장해제를 당하자 박대통령은 당시 다른 만주군 내 조선인들과 함께 박9월 21일 광복군 간편대에 편입했다“고 말했다.

역사를 모르는 국립현충원
박 대통령의 광복군 활동에 대해 김우전 광복군동지회장은 파이낸셜 뉴스와의 통화에서 “1945년 8월 15일 광복이후 광복군이 어떤 활동이 가능했겠냐”면서 “박 대통령이 9월 이후에 광복군에 편입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우전 회장은 “광복 당시 임시정부는 중국 정부와 협의 하에 일본군 및 만주군에 소속된 조선인들을 상해와 북경에 설치된 광복군 간편대(임시 편성 부대)에 편입시켰다”면서 “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광복군에 들어왔다. 박 대통령도 그중 한 명이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광복군동지회는 광복 이후 광복군에 편입된 사람들을 동지회로 여기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국가유공자로서의 지위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박 대통령의 광복군 활동을 명기한 이유’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국립현충원이 작성한 내용”이라며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보도자료를 작성한 국립현충원 현충과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사용된 약력이라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면서 “어떤 경위에서 논란이 있는 약력이 보도 자료에 실렸는지 확인중”이라는 짧막한 답변만 남겼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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