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펫 라이프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행] 강아지 털 한번 깎는 데 50만원.. 업소따라 20배나 차이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24 17:15

수정 2016.10.24 22:10

(2부) 동물반려산업의 그늘‘바가지 상혼’     2. 미용 비용
견종.체중 따라 천차만별
일부 업소 서비스 강요에 울며 겨자먹기 지갑 열어
업계 "사람과 비교 안돼".. 건강관리도 포함된 가격
#1.직장인 김은아씨(32)는 올해 초 한 TV프로그램에서 유명 연예인이 키우는 '비숑프리제'를 보고 너무 귀엽다는 생각에 덜컥 분양을 받았다. 그런데 얼마가지 않아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로 엄청난 미용비 때문이다. 프랑스말로 '곱슬거리는 하얀털'이란 의미를 지닌 비숑프리제는 하얀털의 동그란 얼굴과 몸통을 제대로 유지하려면 한달에 적게는 20만원, 많게는 50만원 정도의 미용비가 든다.

#2.주부 안정은씨(47)는 애견숍을 방문할 때마다 애견미용사들과 나눠 마실 커피를 사들고 간다. 좋은분들이라 생각하지만 얼마전 인터넷에서 미용도중 학대당한 강아지 영상을 본 뒤로 혹시 우리집 강아지도 당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미용사들과 관계를 돈독히하기 위해서다.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행] 강아지 털 한번 깎는 데 50만원.. 업소따라 20배나 차이


"사람 헤어커트도 웬만하면 2만~3만원대인데 왜 반려견은 털을 깎는 데 평균 10만원 안팎,많으면 수십만원이 드는 이유는 뭘까."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들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의문이다.

미용사들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1인가구가 늘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견종이나 업소에 따라 천차만별인 반려견 관리비용을 둘러싸고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비자원 등을 통한 피해구제와 민원 제기로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반려견종에 따라 미용비용 등 관리비용과 관리방법이 크게 다른 만큼 입양전에 충분히 관련 정보를 알아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동시에 미용 등 관리업소들도 관련 비용을 합리적으로 정하고 반려인들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행] 강아지 털 한번 깎는 데 50만원.. 업소따라 20배나 차이

■반려인들 "미용실 가기 겁나 "

24일 소비자단체와 애견미용업계 등에 따르면 반려견의 경우 털깎이 등 미용비용이 1회당 2만원대에서 많게는 50만원대를 넘기도 한다. 견종이나 업소에 따라 미용비용이 20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들쭉날쭉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반려인들은 자신의 미용비용보다 많이 드는 반려동물 미용비용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품고 있으며 둘쭉날쭉 미용비에 화가 치밀기도 한다. 특히 견종, 몸무게, 부분미용 전체미용 여부, 클리핑컷(기계 사용) 혹은 가위컷 등에 따라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앞의 김씨 사례처럼 한번에 수십만원씩 들어가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부터 강남이냐 강북이냐에 따라 지역별로 차이가 큰 비용에도 원성이 높다.

일부 반려동물 미용업소에서는 추가적인 제품 구매나 서비스에 대해 강요에 가까운 권유 때문에 지갑을 열기도 여는 경우가 허다하다. 코카스파니엘을 5년째 키우고 있는 윤희성씨(주부)는 "미용업소에서 이런 걸 해주지 않아서 피부가 상했다고 하면 반려인 입장에서는 안쓰러운 마음에 지갑을 열 수 밖에 없다"면서 "보통 코카스파니엘 미용은 5만원 정도면 가능하지만 이것 저것 권유로 인해 한 번에 15만원씩 지불하고 오는 경우가 1년에 3~4번은 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애견숍에서 반려견 학대가 일어나는 일부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한 번에 적게는 1시간에서 많게는 3시간씩 걸리는 미용시간에 불안해하는 반려인들도 늘고 있다. 앞 사례의 안씨는 "한 번은 애견숍을 다녀온 뒤 반려견 배부분에 작은 상처가 있었는데 말 못 하는 강아지라 이유를 물을 수도 없고 애견숍에 물으니 이 곳에서 생긴 상처는 아니라고 해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업계 "사람과 비교는 잘못"

동물병원과 애견숍업계는 반려동물 미용을 단순히 사람의 미용과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항변한다. 반려동물의 경우 종류와 크기,생김새,서비스 정도 등에 따라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 등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통일된 기준을 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동물병원을 11년째 운영 중인 한 수의사는 "일반적으로 반려견 관리는 털 손질을 비롯해 발톱 및 귓털정리,귀세정, 목욕 후 건조, 항문낭 제거 등이 기본으로 단순한 미용을 넘어 건강관리까지 포함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톱정리를 제대로 해 주지 않으면 발톱에 혈관이 자라 걷거나 뛰는데 무리가 가고 나중에 관절염 등 더 큰 질환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애견연맹 민자욱 미용심사위원은 "견종에 따라 주기적으로 자극을 주며 관리를 해줘야 하는 경우와 자극을 주면 경우 오히려 질병이 생기는 견종이 있는 등 각양각색"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려인이 각자의 사정에 맞는 반려동물에 대한 미용 등 관리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각종 정보를 잘 알려줌으로써 미용비용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 심사위원은 "반려인들도 입양에 앞서 관리비용 문제를 철저히 따져보고 견종을 고를 필요가 있다"면서 "평소 빗질만 제대로 알고 해도 관리 비용과 시간,더 나아가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제보를 받습니다 반려동물 특별취재팀 pet@fnnews.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fnpetnews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