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키히토 日王 삼촌 '평화주의자' 미카사노미야 친왕 별세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0.27 15:03

수정 2016.10.27 15:03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A급 전범인 히로히토 전 일왕의 막내동생이자 아키히토 현 일왕의 삼촌인 미카사노미야 다카히토 친왕이 27일 아침 입원해 있던 도쿄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100세. 미카사노미야 친왕은 전쟁의 참혹함과 피해자에 대한 반성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한 평화주의자로 평가된다.

27일 아사히신문은 미카사노미야 친왕이 지난 5월부터 급성 폐렴으로 입원해 심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로 재활 중이었으나, 이날 8시경 심장마비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미카사노미야 친왕은 전임 요시히토 일왕의 넷째 아들로 1915년 태어났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해 태평양 전쟁에 참전해 중국 난징 총사령부에서 참모직을 지냈다. 그는 당시 일본군의 군기 문란과 잔학행위에 대해 군 내부에 반성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카사노미야 친왕은 전후 자신의 저서에도 "지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은 전쟁의 죄악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후에는 역사학자의 길을 걸었으며, 고대 오리엔트사 등을 연구했다. 1955년부터는 도쿄여자대학, 아오야마가쿠인대학, 도쿄예술대학 등에서 강단에 올랐다.

그는 지속적으로 전쟁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견지했다. 한국·중국 등 피해자에 대한 소신 발언을 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의 전쟁을 억제하는 평화 헌법 개정 당시 미카사노미야 친왕은 "진정으로 평화를 사랑하고 절대 침략을 하지 않는다는 진심을 보여 세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전쟁 포기를 지지하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그는 일왕 자문기구인 추밀원 의원으로 재직했다.

또 1998년 장쩌민 당시 중국 주석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에는 "일본군의 폭행을 눈으로 보았으며, 지금도 매우 부끄럽고 마음에 걸린다"며 "중국인들에게 사죄하고 싶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41년 화족의 딸 유리코와 결혼했으며, 2015년 12월에 100세를 맞았다. 슬하에 3남 2녀가 있으나, 아들 세명은 모두 사망했다.
NHK는 왕위 계승 서열 5위였던 미카사노미야 친왕이 별세하며 일왕 직위를 계승 가능한 남성이 4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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