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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상속녀에서 공원 노숙자로.. "돈이 미친듯이 빠져나가"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03 14:22

수정 2016.11.03 16:00

사진=미국드라마 가십걸
사진=미국드라마 가십걸

뉴욕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최고급 생활을 즐기던 상속녀가 하루 아침에 노숙자가 됐다.

이 기막힌 사연의 주인공은 뉴욕 센트럴 파크 북쪽 한 켠에서 지내는 노숙인 마리안느 프리드먼-푸트(63). 그는 지난 8월부터 남편과 함께 이곳에서 노숙 생활을 시작했다.

부부의 침대는 종이 박스들 사이에 놓인 낡은 매트리스. 이불은 쓰레기 봉지 더미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인근 분수대에서 양치와 세수를 하고 때때로 샤워도 한다.

그런데 마리안느는 한 때 맨해튼에서 1000만달러(약 115억원)짜리 고급 주택에서 나고 자란 '상속녀'였다. 화려한 생활이 일상이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마리안느는 최근 미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응접실이 있는 집에서 자랐는데 뭔가 거지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파란만장했던 인생을 고백했다.


대규모 섬유 공장을 운영하던 외조부를 뒀던 마리안느는 상류층 자제들이 다니는 뉴욕의 명문 사립 초등학교인 '칼훈스쿨'을 졸업했을 정도로 부유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사진=데일리메일
사진=데일리메일

1950~60년대 13개의 방을 보유한 파크에비뉴 아파트에서 가정부를 거느렸고 개인 교사에게 발레도 배웠다.

그러나 프리드먼-푸트 가문은 이혼한 부모가 할아버지의 섬유 사업을 헐값에 처분한 뒤 급속도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마리안느는 "어머니가 남겨주신 돈이 미친것처럼 마구 빠져나갔다"고 회상했다.

일평생 우울증에 시달렸던 어머니를 간호하는 10년 동안 그는 상속받은 재산을 병원비로 써야했고, 어머니가 사망하자 그의 손에는 파크애비뉴의 아파트를 판 300달러가 남았다. 이 아파트의 현 시세는 1000만 달러(약 115억원)에 달한다.

이후 보스턴 대학을 졸업한 마리안느는 간호사가 돼 첫번째 남편과 결혼했지만 세 살난 딸을 두고 이혼했다. 이후 마리안느는 40대까지 우울증, 헤로인 중독에 시달렸다.

그러다 지금의 남편 프랭크를 만나 2000년 재혼했다. 롱아일랜드에 집을 사기도 했지만, 불경기로 곧 처분했다.
이후 아픈 친구를 간병하며 함께 생활했으나 친구가 사망하면서 그 집에서도 쫓겨났다.

결국 마리안느는 태어나고 자란 맨해튼으로 돌아왔다.
마리안느는 "아무 것도(생각하지 않는다)"며 "내가 어린시절을 보낸 이곳이 나도 싫다"는 심경을 전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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