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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문자하니? 우린 영상으로 대화한다"...소통의 진화, 영상이 자리잡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06 14:43

수정 2016.11.06 14:43

#30대 회사원 A씨. 토요일에도 출근해 잔업을 하던 A씨는 광화문에서 열리는 '2차 촛불집회'에 못가는 마음을 페이스북 라이브와 다음TV팟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달랬다. 집회가 시작된지 2시간이 지났지만 페이스북 라이브에선 2000명 이상이 동시접속을 통해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고 다음TV팟에선 7000명에 가까운 접속 인원이 몰렸다. A씨는 "역사의 현장에 가보지 못하지만 실시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어 그나마 아쉬움이 덜하다"며 "여러 화면으로 시민들이 경찰에게 항의하는 모습까지 보니 집회 현장에 있는 느낌까지 든다"고 말했다.
모바일 퍼스트 시대에 영동상이 소통의 중심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문자에서 사진으로 발전하던 소통이 이제는 동영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짧은 동영상이 소통의 주요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이용자들은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영역이 한층 넓어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통신망의 발전과 함께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주고받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빠르고 쉽게 만들어 소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동영상이 소통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개인간 소통 외에도 기업들은 동영상을 마케팅의 주요 숟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확산되고 있다. 또 개인들이 소통하는 동영상 콘텐츠는 국내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장르로 자리를 잡고 있다.

모바일 기기가 확산되고 통신망, 동영상 서비스 발전의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동영상은 모바일 문화와 마케팅의 새로운 장르로 급속히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 업계는 물론, 문화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반인이 만드는 모바일 동영상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도 확산되고 있다. .

■아직 문자보내니? 우리는 영상으로 소통한다
6일 관련업계와 시스코에 따르면 전세계 모바일 영상 트래픽은 지난 2012년께 처음으로 전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의 절반을 넘어섰고, 연평균 75%의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내년에는 전체 모바일 사용량의 66.5%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앤디 로딕의 페리스코프 생중계 영상
앤디 로딕의 페리스코프 생중계 영상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서 실시하는 모습. 이용자들은 방송을 보며 '실시간 반응'을 보낸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서 실시하는 모습. 이용자들은 방송을 보며 '실시간 반응'을 보낸다.

네이버 자회사 동영상 채팅앱 '스노우'의 주요 화면
네이버 자회사 동영상 채팅앱 '스노우'의 주요 화면

네이버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브이 라이브'에서 엑소가 듀얼라이브로 방송하고 있다.
네이버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브이 라이브'에서 엑소가 듀얼라이브로 방송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 속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포털, 통신사들은 일제히 실시간 동영상 소통 관련 사업모델 확대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은 그동안 문자 중심의 서비스를 동영상 SNS로 변화하겠다고 선언하고, 동영상 생중계 서비스 페이스북 라이브로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중계되는 영상을 보면서 이용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댓글로 남길 수 있다. 이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페이스북에 대한 모바일 일간활성화 사용자 수(DAU)는 증가세를 보이며 11억7900만명을 기록했다.

단문 서비스를 제공하던 트위터도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 '페리스코프'를 인수해 실시간 영상 제공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 외에도 동영상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스노우'를 내놓고 최근 자회사로 설립하며 또 다른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다. 아울러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브이 라이브'에도 한류 등 다양한 콘텐츠를 붙여 동영상 라이브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도 미디어 플랫폼 '비디오포털'에서 유명 스타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고품질 동영상인 스타라이브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백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일반인도 쉽고 빠르게 동영상 만든다
동영상을 활용한 소통 서비스가 활발해진 것은 기술 개발과 서비스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네이버만 해도 동영상 전송 기술 측면에서 글로벌 상위 수준의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9년 전부터 대용량의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기술을 연구개발한 것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고화질 동영상을 끊김없이 재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한 화면에서 두개의 영상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듀얼 라이브'와 얼굴 인식 애니메이션 필터까지 추가하며 서비스 기능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네이버 관계자는 "브이 라이브가 당장 돈이 되기 어려운 서비스지만 향후 동영상이 핵심 서비스가 될 것이란 전망은 여전하다"며 "당시 관련 서비스가 없어도 기술투자에 들어간 것이라 앞을 내다본 투자"라고 설명했다.

페리스코프의 경우 실시간 영상은 트위터 어플리케이션(앱)이나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지만 이같은 폐쇄성을 없앴다. 트윗이 노출되는 모든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에서 바로 페리스코프 생중계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페이스북 라이브는 동영상 재생 시간을 24시간 연속 중계할 수 있는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기존에는 90분 정도에 머물렀던 중계시간을 확대해 언제 어디서나 제한시간 없이 영상을 중계한다는 계획이다.

■동영상, 모바일의 킬러콘텐츠로 부상..수익모델 발굴
SNS와 인터넷 포털에서 동영상에 대한 수요가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어 동영상은 이제 많은 이용자를 모을 수 있는 킬러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모바일 사용 문화를 선도하는 10~20대들은 딱딱한 문자나 단발성에 그치는 사진에서 벗어나 영상을 통해 보다 다양하고 입체감 있는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상도 일회성에 그칠 수 있지만 자신들의 감정을 한번에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영상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소비 트렌드를 주도할 10~20대들의 이같은 트렌드로 볼 때 동영상 자체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이용자들이 몰리는 실시간 동영상을 놓고 기업들은 이제 어떠한 수익모델을 발굴할지 고민하고 있다.

무엇보다 실시간 동영상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동영상이 인터넷 산업의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페리스코프는 트위터와 방송 진행자들이 함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광고주가 지불한 협찬·광고비를 트위터와 방송진행자가 나눠갖는 방식이다.


최근 테니스 스타 앤디 로딕이 US오픈 테니스 대회 기간 동안 체이스 은행, 그레이구스 보드카와 파트너십을 맺고 페리스코프 방송을 진행하는 등 수익 모델을 적용한 바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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