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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VR사업확대.. 통신사, 콘텐츠 개발엔 '인색'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13 18:26

수정 2016.11.13 18:26

오락프로그램.스포츠 등 알려진 콘텐츠 재탕삼탕
日 KDDI '싱크디너' 처럼 차별화된 콘텐츠 발굴 시급
말뿐인 VR사업확대.. 통신사, 콘텐츠 개발엔 '인색'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유선통신사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가상현실(VR)을 통한 미디어 사업 강화를 낙점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정작 콘텐츠 발굴이나 개발에는 공을 들이지 않고 있어 VR사업확대 전략이 공염불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현재 통신회사들이 내놓고 있는 VR콘텐츠는 대부분 인기 오락프로그램이나 스포츠중계, 뮤직비디오 등 엇비슷한 콘텐츠들이다. 또 대부분 VR를 체험하도록 한다며 5분내외의 짧은 동영상들이 주를 차지해 제대로 VR시장을 선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지상파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진 콘텐츠를 VR기술로 컨버전스 하는 것이 전부여서 오히려 소비자들의 VR에 대한 흥미를 줄이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 VR사업이 초기단계라 아이템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통신회사들이 VR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플랫폼 영향력을 강화하고 국내 VR산업의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선도적으로 차별화된 콘텐츠 발굴과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통신사 VR콘텐츠, 숫자는 늘지만 볼게 없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VR콘텐츠가 갈수록 점점 증가하고있지만 정작 볼 것은 없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 비슷한 콘텐츠인데다 지상파TV나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콘텐츠를 VR로 바꿔놓은 것이 대부분이어서 사용자들의 흥미를 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KT는 올레 모바일에서 '복면가왕' '나는 가수다' 등 지상파 방송사들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VR로 녹화 중계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무한도전' 미국 특집편을, 9월에는 드라마 '쇼핑왕 루이' 메이킹 영상을 VR로 제공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5월부터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3분 클립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 종합편성채널(종편)의 '냉장고를 부탁해' 등 인기 프로그램도 확보해 VR로 제공한다. 최근에는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국가대표 조정팀의 감동적인 여정을 VR로 찍었다.

SK브로드밴드가 서비스중인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도 VR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인기 가수들의 공연과 골프레슨, 피트니스 따라하기 등스포츠 관련 VR 영상도 제공된다.

■차별화된 킬러콘텐츠 찾아야

통신회사들이 자사 플랫폼을 통해 잇따라 VR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예능프로그램이나, 스포츠중계 등으로 장르도 한정돼 있고, 단순 VR체험형 콘텐츠가 많아 상영시간 역시 5분내외의 짧은 콘텐츠들이 주를 이룬다.

더구나 지상파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시청한 콘텐츠를 재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용자들의 흥미를 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에따라 통신사들이 직접 VR 킬러 콘텐츠를 발굴하고 개발해 플랫폼 영향력을 강화해야 VR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조언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 통신사 KDDI는 차별화된 콘텐를 개발하겠다며 본격 나서고 있어 국내 통신사들과는 상반된 사업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KDDI는 지난달 VR 고글을 통해 원격지의 가이드와 연결해 원격여행 서비스를 지원하는 싱크트래블 서비스를 공개했다. 사용자는 VR고글을 쓰고 현지의 360도 영상을 즐길 수 있으며, 영상을 보며 현지 가이드에게 가고싶은 곳을 지시할 수 있다.


VR영상으로 여행영상을 보는 것은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제공되는 여행 VR 콘텐츠의 대부분은 여행지를 일방적으로 찍어놓은 콘텐츠를 체험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이 서비스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넣어 차별화시킨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KDDI는 도쿄와 오사카의 레스토랑으 연결해 마치 한 공간에서 같이 저녁식사를 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싱크디너 서비스도 발표한 바 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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