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필리핀 한인 살해 용의자 현지서 검거...코리안데스크 활약 돋보여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18 12:50

수정 2016.11.18 12:50

경찰은 지난달 필리핀 한국인 3명 피살사건의 용의자 박모씨(38)를 현지에서 검거했다. 필리핀 앙헬레스 북쪽 팡가시난에 있는 리조트에 머무를 당시 박씨가 식사를 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지난달 필리핀 한국인 3명 피살사건의 용의자 박모씨(38)를 현지에서 검거했다. 필리핀 앙헬레스 북쪽 팡가시난에 있는 리조트에 머무를 당시 박씨가 식사를 하는 모습이다.


필리핀에서 지난달 11일 발생한 한국인 3명 피살 사건의 유력 피의자가 한국과 필리핀 경찰 공조로 현지에서 붙잡혔다.

경찰청은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씨(38)를 필리핀 마닐라에서 붙잡았다고 18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11일 필리핀 앙헬레스 인근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A씨(48)와 B씨(49·여), C씨(52)를 총기로 살해한 혐의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필리핀에서 근무하는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처리 담당 경찰관) 5명을 현장에 투입하고 국내에서도 과학수사 전문가 등 수사 지원인력 4명을 파견해 현지 경찰 수사를 지원했다.

시신 발견 현장은 폐쇄회로(CC)TV가 없고 인적도 뜸한 사탕수수밭이어서 수사 초반에는 어려움이 예상됐다.

결정적인 증거가 확보된 것은 현지에 투입된 한국 수사인력이 피해자들이 묵은 건물을 감식하던 중이다 음료수 캔에서 지문을 채취, 박씨 등 2명의 지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국내에서 다단계 유사수신 투자사기에 가담했다가 필리핀으로 도피한 피해자들이 현지에서 박씨를 만나 함께 지낸 정황도 포착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현지 카지노에 투자한 7억원을 박씨가 인출한 뒤 도주한 사실을 확인, 사건 발생 3일 만에 피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도주한 박씨는 이후 1박 숙박비가 최대 70만원 가량인 고급 리조트 2곳을 돌아다니면서 도피생활을 했다.

박씨가 잠적하자 경찰은 현지 카지노와 호텔, 리조트 등을 폭넓게 탐문하던 중 박씨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인물이 동행녀와 함께 리조트에 은신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경찰은 가슴 아래 부위를 찍은 사진을 입수해 살펴보다 사진 속 남성의 팔 문신이 박씨와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다른 사진에서 냅킨에 적힌 리조트 이름을 확인한 경찰은 박씨가 앙헬레스 북쪽 팡가시난에 있는 리조트에 머물 것이라고 추정, 지난 10일 현장을 덮쳤다. 그러나 박씨는 나흘 전 퇴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경찰은 팡가시난 북쪽 바기오의 한 리조트에 박씨가 있다는 첩보를 받았으나 전날 퇴실한 상태였다.

지난 17일 밤 11시께(현지시각) 박씨가 마닐라의 한 콘도에 은신한다는 첩보를 입수, 현지 이민청과 합동작전을 펴 그를 검거했다.

박씨는 현재 이민법 위반 혐의로 이민청 보호소에 수용돼 있으며 현지 경찰 수사를 마치는대로 국내 송환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과 필리핀 경찰 간 유기적 협업을 통해 법인을 검거했다"며 "코리안데스크와 수사진원 인력이 입수한 첩보를 바탕으로 현지 경찰과 이민청 협조를 끌어내 피의자를 검거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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