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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공룡 '패권 경쟁'본격화.. 한국 기업들 설자리 위태롭다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20 18:07

수정 2016.11.2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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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공룡 '패권 경쟁'본격화.. 한국 기업들 설자리 위태롭다

구글, 아마존, 애플,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공룡들의 세계시장 재패 경쟁 속도에 가속이 붙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검색, 번역, 쇼핑 등 일상 서비스산업과 연계해 빠르게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반면 세계 최고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같은 하드웨어(HW)를 수출해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 정상을 차지했던 우리나라 기업들은 점차 세계시장에서 설자리를 잃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단순 HW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결합해 세계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첨단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ICT 코리아'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조언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스마트폰 수출에만 의존하는 취약한 구조..개선 시급

20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ICT 수출액은 149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휴대폰 수출부진이다.
국산 휴대폰 수출은 7억 달러(약 8239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억8000만 달러(약 1조6243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폰 중심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어 수출액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데다, 삼성전자라는 대표기업의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게 위험요소다. 정부도 10월 ICT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을 가장 먼저 꼽았을 정도다.

결국 휴대폰 한 품목의 수출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나라 ICT 수출의 맹점이 한 눈에 드러난 셈이다.

■구글, AI로 전세계 장악 시도

반면 글로벌 ICT 기업들의 움직임은 상상 이상으로 치밀하게 전개되고 있다. 검색으로 시작한 구글은 자율주행차, 쇼핑, 스마트홈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 핵심에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하는 고리역할의 AI, 빅데이터 같은 첨단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구글은 음성기반 AI 비서인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스마트폰 픽셀과 스피커 구글홈을 선보여 시장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구글홈의 경우 지난해 아마존이 출시한 AI 스피커 에코를 3년안에 추월할 것이라는 시장조사업체의 분석이 나올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어시스턴트'는 구글이 개발중인 자율주행차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구글은 글로벌 검색 제왕답게, 인공지능에 검색 역량을 십분 발휘해 더욱 정확한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최근 AI를 활용해 사람처럼 번역해주는 '인공신경망 기반 자동번역 서비스(NMT)'를 시작했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AI 서비스는 음성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높은데, 번역서비스의 완성도가 높으면 비 영어권 국가로도 시장을 확대될 수 있다.

■아마존, 전자상거래.물류 영향력 확대

온라인 서점으로 사업을 시작한 아마존은 최근 드론, 자율주행트럭, 클라우드, AI 서비스를 결합해 쇼핑사업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아마존의 AI 음성비서 스피커 '에코'는 사용자의 쇼핑을 도와주는 비서다. '에코'가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물품이나, 관심을 끌만한 제품을 검색해 쇼핑을 추천하면서 쇼핑 횟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앞으로 아마존은 자율주행트럭으로 상품배송을 계획중이다.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을 빨리 배달하겠다는게 계획인데, 자연스럽게 물류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최근 넷플릭스 같은 인터넷기반 동영상서비스(OTT)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마존은 동영상 서비스 지역의 범위를 약 200개국으로 확대하고, 넷플릭스처럼 직접 제작한 양질의 콘텐츠로 이용자를 끌어 모을 계획이다. 이렇게 모은 이용자는 다시 아마존닷컴으로 유입시켜 쇼핑과 시너지를 내게 된다.

■알리바바, 13억 인구 등에 업고 '쑥쑥'

중국판 아마존인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로 사업을 시작해 최근에는 클라우드, 스마트폰, 가상현실(VR) 등으로까지 사업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경쟁력은 13억을 넘는 인구수에서 비롯된다. 특히 중국의 경제력이 발달하면서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의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시장에 머물지 않고 중국의 대표 ICT 기업으로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미국의 가상현실(VR) 관련 스타트업 매직립에 2억 달러를 투자했고, 3월에는 VR연구소를 출범했다.
VR 환경에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YunOS의 사용자가 4000만명을 넘은 상태다.
YunOS는 현재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탑재되고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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