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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스타트업이 흔들린다(3.끝)] ‘창조경제’는 끝나더라도.. 스타트업 창업 열풍은 이어져야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29 17:27

수정 2016.11.29 22:35

4차 산업혁명 대비.. 빠른 의사결정.신속 서비스
스타트업들 역할 더 커지며 이용자 중심 서비스 키워야
역할분담의 중요성, 대기업은 기술개발에 주력
스타트업들은 서비스 발굴.. 정부, 투자 주도 계속돼야
[최순실 게이트, 스타트업이 흔들린다(3.끝)] ‘창조경제’는 끝나더라도.. 스타트업 창업 열풍은 이어져야

제조, 금융, 유통, 관광 등 모든 산업이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서비스 경쟁이 필수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퇴진 요구 수용의사를 밝히면서, 그간 '창조경제'라는 정책 브랜드로 키워온 국내 스타트업 창업열기도 급속히 냉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기업을 강압적으로 연결하는 정책추진 방식 등 개선점은 찾되, 젊은 창업자들의 창업열풍을 붇돋워주는 정책기조는 유지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창조경제'라는 정책 브랜드가 아닌 스타트업 창업 정책의 본질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타트업이 주역

29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전 세계적으로 빠른 의사결정, 신속한 서비스 업데이트가 가능한 스타트업들이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덩치가 큰 대기업과 덩치가 작은 스타트업들의 역할분담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업은 새로운 기술, 예컨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기능 등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스타트업들은 이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들이 실생활에 활용할 서비스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한국을 방문한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타트업들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작고 빠른 물고기가 크고 느린 물고기를 잡아 먹는 세상"이라며 "제도 혁신을 통해 창의적인 창업가들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앞다퉈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는 한편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자신들이 투자해서 개발한 기술을 스타트업들에게 개방,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하는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은 기술 개발, 스타트업은 서비스 발굴 '역할분담'

정부 주도로 대기업들이 출자한 민간연구소인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현대자동차, 한화생명 등 7개 대기업이 30억원씩 출자해 설립한 이 연구원은 AI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예컨대 AIRI가 개발한 기술을 출자한 대기업 뿐 아니라 스타트업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술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스타트업들은 AIRI가 개방한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해 AI와 연계된 서비스를 발굴할 수 있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ICT기업들이 앞다퉈 발표하는 이른바 플랫폼 전략 역시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네이버나 카카오, SK텔레콤 등 국내 굴지의 ICT기업들은 모두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구글은 최근 AI를 활용한 번역 서비스 API를 개방했다. 번역 기술은 자신들이 개발하지만 이를 활용한 서비스는 스타트업들에게 맡긴다는 의미다. API를 활용하면 통화 중에도 자동으로 통역이 되는 서비스 등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창조경제'는 사라져도 창업 열풍은 이어가야

이처럼 스타트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인 이슈 때문에 스타트업 창업 열기에 물을 뿌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적인 이슈와는 별개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벤처투자업계 대표는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전국적으로 창업 열풍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다"며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정부가 주도해서 스타트업을 육성한 중국이나 싱가포르가 현재 스타트업 강국으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실리콘밸리를 예로 들었다.
그는 "실리콘밸리도 원래 과수원 지역이었는데 미국 정부가 미국항공우주국(NASA) 이전을 결정하면 기술기반 창업의 메카가 됐다"며 "지금도 미국 정부는 실리콘밸리에 기술이전을 하면서 창업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최양희 장관 역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되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 장관은 "창조경제는 우리 경제 패러다임을 창업 중심으로 바꾸는 정책으로 정권이 바뀌거나 정치적 이슈에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하는 정책"이라며 "창조경제라는 이름은 바뀌더라도 창업 중심의 정책은 계속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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