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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fn 창간 4주년] 삼진어묵 박종수 대표, 63년간 묵묵히‘어묵 외길’고집.. 어묵베이커리 통해 신시장 개척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01 16:54

수정 2016.12.01 16:54

부산 경제 이끄는 효자기업의 수장들
롯데百 팝업스토어로 열풍 코레일 역사 매장 매출 1위
매년 200명 이상 신규채용 부산고용대상 시장상 영예
편의점 3사에도 모두 진출 어묵주먹밥 등 개발에 매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주력산업 부진 등에 따른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산.울산.경남 등 지역경제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차별화된 서비스와 제품개발 등 뛰어난 경영능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업체들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에서 항공과 식품 등 서비스업 분야를 중심으로 눈부신 도약을 이뤄가고 있는 '에어부산'과 '삼진어묵'의 성공담을 짚어봤다.

지난 63년간 어묵 외길을 걸어온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 봉래동 삼진어묵 체험.역사관.
지난 63년간 어묵 외길을 걸어온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 봉래동 삼진어묵 체험.역사관.

삼진어묵 박종수 대표(오른쪽)가 서병수 부산시장으로부터 '제8회 부산광역시 사회공헌장'을 받고 있다.
삼진어묵 박종수 대표(오른쪽)가 서병수 부산시장으로부터 '제8회 부산광역시 사회공헌장'을 받고 있다.


지난 63년간 오직 어묵 외길만 걸어온 삼진어묵은 지난 2013년 12월 어묵베이커리라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 영세하고 사양화되던 업계에 신시장을 여는 신화를 창조한 주인공이다.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 본점을 둔 삼진어묵은 2014년 5월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지역특산품 초대전을 통해 롯데백화점 팝업스토어 사상 최다구매고객 수를 기록하며 식품업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KTX 부산역 입점과 동시에 코레일유통이 관리하는 서울역을 포함한 전국 950개 코레일 역사 내 매장 매출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직까지 이 기록은 깨지지 않는 진행형이다.

이후 수도권은 물론 충청과 대전지역에 진출해 본격적으로 '부산발 어묵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2013년 매출액 82억원, 임직원 45명이었던 지방의 작은 중소기업이 지난해 기준 매출액 530억원, 550명의 임직원이라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삼진어묵은 지난 2년간의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는 수도권 외에 대전과 충청권에도 직영점을 개점해 어묵베이커리 열풍을 이어나갔다.

박종수 삼진어묵 대표는 1일 "올해 천안점을 시작으로 잠원점, 센텀시티점, 명동점, 동대문두타점, 대전 갤러리아타임월드점까지 6개 직영점이 개점돼 이로써 전국에 총 17개 직영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진어묵의 사세 확장은 자연스럽게 고용 창출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240여명을 신규 채용해 고용창출 우수기업 표창을 받은 데 이어 올해에도 11월 현재 200여명을 추가 채용해 부산고용대상인 부산광역시장상을 받는 영예를 차지했다.

연구개발(R&D) 부서 확충부터 물류 자동화시스템 도입에도 나선 박 대표는 "소비자들 입맛에 맛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R&D 부서의 인력 확충에 신경을 쏟고 있다"면서 "생산된 제품을 보다 빠르고 신선하게 공급하기 위해 부산 사하구 장림 공장에 총 20억원을 투자해 물류센터를 개설하고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삼진어묵은 어묵 제품의 저변을 넓히려는 노력으로 편의점 유통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해 기준으로 2인 가구를 제치고 1인 가구가 가장 비율이 높은 가구가 됐다"면서 "이러한 세대 트렌드 변화는 편의점 시장의 성장을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삼진어묵은 증가하고 있는 혼밥·혼술족의 간편식에 대한 수요에 대비해 올해 초부터 편의점용 상품을 개발해왔고 최근 편의점 3사에 모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먼저 GS25와 함께 어묵 핫바인 '유어스통새우 삼진어묵'과 '유어스청고추 삼진어묵'을 선보였고 세븐일레븐과도 협업해 볶음밥 위에 삼진어묵이 통째로 올려진 '삼진어묵 주먹밥'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겨울 시즌에 맞춰 CU(씨유)와 함께 '따뜻한 어묵탕'을 선보였다.

삼진어묵의 이런 행보는 반찬용에 머물러 있던 어묵을 간식용, 식사대용으로 인식을 바꾸려는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삼진어묵은 맛과 고단백의 영양까지 챙길 수 있는 편의점 어묵제품을 다양화해 어묵시장의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어묵의 미래와 식품시장을 전망하며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면서 "먼저 점점 고갈돼 가는 수산자원 보호와 원료의 국산화를 위해 양식어종을 어묵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경상대, 신라대, 제주대학교 등과 함께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진어묵은 국내 쌀 소비 촉진에 힘을 보태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다양한 쌀 관련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지난 4월 오징어 강정어묵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어묵주먹밥을 선보이기도 했다.

삼진어묵은 사회공헌활동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다양한 계층에 나눔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저소득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과 공부방 등에 어묵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역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부산아동복지협회에 온누리상품권 1000만원 상당, 어묵꼬치 4000개 등을 전달한 바 있다.


최근에는 식품 패키지나 캔을 이용해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지역의 취약계층에 기부하는 글로벌 나눔행사인 '캔스트럭션 부산'에 참여해 부산푸드뱅크에 5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기업 메세나 사업의 일환으로 관객응원단체 '모퉁이극장' 후원, 부산지방경찰청 학교폭력근절캠페인 참여 등으로 기부방식을 다각화해 삼진어묵만의 새로운 기부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삼진어묵은 취약계층 지원, 교육.문화 향유 증대 후원사업 등 최근 3년간 30개 단체에 1억5000만원 상당을 기부함으로써 적극적으로 나눔을 실천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9월 '제8회 부산광역시 사회공헌장'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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