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부의 드론 육성사업, 실효성있나?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06 11:00

수정 2016.12.06 13:20

정부가 자율비행 로봇(드론·무인기)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향후 3년간 민관합동 5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무인기 시장을 2025년까지 현재의 20배 수준인 30억달러(한화 약 3조5040원)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뒷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미국 구글과 독일 DHL 등 유통업체들은 드론택배로 영업을 시작했으며 중국은 취미·레저용 드론시장 상당수를 선점한 상황이다.

더욱이 우리 정부와 지자체도 우후죽순 드론 육성이라는 자체 정책을 발표했거나 발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컨트롤타워는 없다.
중복정책 등으로 불필요한 국내 경쟁도 우려된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6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서 드론 관련 기업, 학계, KARI,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등과 함께 ‘드론 산업 간담회’를 갖고 드론 산업 육성을 위해 초기시장 창출, 규제완화, 핵심기술 집중개발, 융합발전 생태계 조성 등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이 자리에서 “드론은 여타 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막대한 연관 서비스 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표적인 융합 신산업”이라면서 “전략적으로 산업화할 필요가 있으며 미래에 다가올 개인 비행체(PAV: Personal Air Vehicle) 기반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산업적 중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현재 1억5000만달러 규모에 불과한 국내 드론시장을 2020년 10억달러, 2025년 30억달러까지 확대하고 연관서비스 시장의 문을 연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를위해 공공분야에서 먼저 드론을 도입해 초기시장을 창출하기로 했다. 에너지 시설 관리, 산불감시 등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관계부처 합동으로 3년간 2000억원 이상의 공공수요를 창출한다.

전력선 감시, 농약방제, 물품배송 분야는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며 도시관리 등으로 적용분야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검증이 되면 수출산업화를 지원한다.

가시거리 밖, 야간비행 금지 등 드론 관련 규제는 업계와 함께 대안을 모색하며 전남 고흥, 강원 영월, 대구 달성, 부산 해운대, 전북 전주 등 5곳인 성능 테스트 전용공역도 점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고기능 드론 기술개발에는 2019년까지 민간합동으로 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장시간 비행, 악천후 극복, 충돌회피와 같은 핵심기술은 군, 출연연이 보유한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거나 산학연 융합연구 방식으로 개발한다. 재난대응, 과학영농 등 특수 무인기 분야의 경우 부처가 함께 만들어간다는 복안이다.

산업부는 아울러 드론 융합 얼라이언스 구성, 신산업 연구개발(R&D) 투자세액 공제 대상에 드론 포함, 드론 전문인력 연간 석박사급 50명·학사급 250명 양성 등도 계획에 담았다.

그러나 드론시장을 향한 각국의 움직임이 이미 활발히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업체들의 설 자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뒤늦은 육성’이 아니냐는 의미다.

실제 미국 아마존닷컴은 영국 등 각국에 물류드론 개발거점을 설치했고 독일의 국제특송 회사인 DHL는 의료품 등을 원거리 섬에 드론으로 수송하는 시험에 착수했다. 중국의 드론 제조업체 DJI는 민간 드론시장을 상당수를 장악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세계 무인기 시장은 해마다 11%씩 증가하고 있으며 오는 2023년에는 16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 상태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설익은 드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 역시 있다.
이는 곧 쓸데없는 경쟁 심리로 이어져 예산 낭비만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국가 드론정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산업부는 “비록 취미용 시장에서는 늦었지만 향후 유망분야인 고기능 상업용 분야에서는 우리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업계도 보다 빠르고 과감하게 투자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아직 절대강자가 없는 신시장 분야는 누가 먼저 발 빠르게 시장을 개척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