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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본, 국내 VR기업에 눈독...중국 투자로 돌파구 vs. 중국 자본 예속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06 15:35

수정 2016.12.06 15:35

거대 중국 자본이 잇따라 국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투자 기회를 찾겠다고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은 아직 VR, AR 산업과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미루고 있는데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VR산업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열기가 급속 냉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자본이 국내 VR, AR산업에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 산업이 꽃을 피우기도 전에 중국 자본에 예속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中 VC, 韓 VR기업 콘텐츠에 눈독
6일 서울 월드컵북로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2016 한중 VR·AR 투자협력설명회'에는 혼 펀드, 쥬디VR, 창커제, 다천창투 등 9개 중국 VC들이 몰려 국내 VR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기회 잡기에 나섰다.

중국 VC 규모는 지난해 기준 2310억 달러(약 270조원)로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전역에 VR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등 중앙정부가 직접 VR·AR 지원정책을 펼치면서 중국 VC들은 새로운 콘텐츠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스타트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날 행사에 참가한 투자사들은 수백억원에서 수조원 규모의 자금을 굴리는 벤처캐피탈로, 이들은 한국 VR·AR 기업의 게임, 엔터테인먼트, 교육 등 콘텐츠가 중국 현지기업들 보다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약 3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운용하는 중국 내 1위 벤처투자기관 다천창투의 쉬시아오 투자총책은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은 엔터 분야에서 많이 발전한 나라이기에 VR에 대한 기술이나 전체적으로 훌륭하다"며 "한국의 좋은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중국 기업과 실질적인 협업을 많이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의 VR 체험관 프랜차이즈 기업 쥬디VR의 량잉홍 최고기술경영자(CTO)는 "한국인들은 유행에 굉장히 민감해 하드웨어적인 거 부분을 차치해도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한국은 분명히 큰 강점을 가졌다"며 "한국이 자신만의 유전자 가지고 있어서 이들이 가진 콘텐츠는 믿을 만하다"고 강조했다.

■투자 목마른 스타트업들, 중국자본 예속 걱정도
국내 VR·AR 산업은 현재 활성화단계로 접어들고 있지만 관련 스타트업들의 개발환경은 여전히 영세한게 현실이다. 게다가 최근 최순실 사태에 VR 산업이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투자금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국내 스타트업들이 중국 거대 자본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술과 콘텐츠까지 모두 넘겨주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국 투자자나 합작사든 자신들이 경영권을 갖고 중국에서 사업하기를 바란다"며 "공동으로 운영된다는 방향에만 공감할 뿐 실질적으로 중국 측에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어 방심하면 콘텐츠만 뺏길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은 지적재산권 보호가 아직 미비한 터라 중국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지적재산권을 보호받기 어려운 문제점도 있어 투자를 유치할 때 스타트업들이 꼼꼼히 내용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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