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인수자 미래경영계획 사전 반영
7일 법조계에 따르면 프리패키지의 사전적 의미는 ‘판매하기 전에 포장한다’는 뜻이다. 즉 채무자가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인수예정자를 정하고 인수예정자의 투자계획을 반영해 인수합병(M&A)을 추진,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는 제도다. 예비 인수자의 미래경영계획을 사전에 반영해 회생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인 셈이다.
회생절차 개시결정 이전에 이미 회생계획안 인가에 필요한 채권자 동의까지 확보할 수 있어 보다 신속한 회생절차 진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개정안 전에도 프리패키지 제도는 운영되고 있었으나 종전에는 2분의 1 이상 채권을 가진 채권자만이 사전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었다. 2001년 5월 파산선고를 받은 동아건설의 최대 담보권자이자 2대 파산채권자였던 캠코(자산관리공사)에 의한 프리패키지 방식의 M&A 사례가 대표적이다. 캠코는 사전 M&A를 통해 동아건설의 예비 인수자를 선정한 뒤 이들의 미래 경영계획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방식으로 회생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파산절차를 밟고 있던 회사가 회생절차를 통해 다시 살아난 첫 사례로 기록됐다.
개정안은 2분의 1이상 채권을 가진 채권자 뿐만 아니라 이런 채권자의 동의를 얻은 ‘채무자’까지도 사전계획안 제출을 통한 프리패키지 방식의 회생절차를 도모할 수 있도록 했다. 파산 위기에 몰린 기업이 스스로 예비 인수자를 찾아 회생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성장가능성 있는 도산 위기 기업에 도움
미국 등에서 파산법을 통해 이미 시행되고 있는 프리패키지는 성장 가능성과 회생 의지는 충분하지만 당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벤처기업 등에 유용한 제도가 될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봤다. 특히 법원 밖에서 자율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자연스럽게 회생절차로 이어지게 하는 효과 뿐만 아니라 기존의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 방식의 구조조정이 채무자회생법상 회생절차로 일원화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개정안은 채무자의 회생에 필요한 자금(신규자금)을 대여한 채권자의 권한을 강화했다. 채무자의 원활한 신규자금 확보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신규자금 대여 채권자에게 회생절차의 주요사항에 대한 의견제시 및 관리인에 대한 자료요청 권한을 부여했다. 아울러 신규자금을 대여하려는 자는 조사위원으로부터 채무자에 대한 관련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했다.
최복기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단순히 사전계획안 제출권자의 범위 확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산 위기에 몰린 채무자가 스스로 인수예정자를 물색하고 인수예정자의 향후 투자계획을 적극 반영해 직접 사전계획안을 작성한 후 이를 토대로 법원의 관리·감독을 받아 회생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며 “사적 구조조정 절차의 장점과 법정 구조조정 절차의 장점이 결합된 이른바 ‘융합형 기업구조조정’”이라고 프리패키지 제도를 평가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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