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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각자도생의 길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07 17:01

수정 2016.12.07 17:01

[fn논단] 각자도생의 길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

정국은 어지러운 가운데 경제는 추락하고 있다. 성장기여도가 가장 높은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2년 연속 수출 감소는 1957~1958년 이후 58년 만이라고 한다. 내년 경제전망도 희망적이지 않다. 국내외 대부분의 기관들이 2%대를 예상하고 있다. 올해도 2%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 거의 확정적이므로 각 기관의 예상이 실현된다면 2015년부터 3년 연속 2%대 성장을 기록하게 될 것이고, 이는 성장률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4년 이래 최초의 기록이 된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 같은 저성장세가 지속되면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대책을 수립해 저성장의 충격을 완화하고 추세 전환을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국정공백 상태이다. 이 상황은 만약 조기대선이 이루어진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조기대선의 경우 새 대통령 선출과 동시에 임기가 시작되므로 대통령직 인수 과정을 거칠 수 없어 새 정부 출범 이전에 정책을 숙고하고 조율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결국 제대로 된 정책추진은 정부 출범 한두 달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는 현재의 광장정치에서는 효과적인 정책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활동의 주체인 개인과 기업, 즉 우리가 각자 지금의 경제상황을 헤쳐 나가는 수밖에 없다. 즉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필자는 세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생산성을 높이자. 한국의 노동생산성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해 보면 2015년 기준으로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은 시간당 약 60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나 한국은 약 32달러로 이들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둘째, 신뢰를 쌓자. 한국 사회의 빈약한 사회적 자본은 익히 알려져 있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구성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다. 신뢰가 부족한 사회가 초래하는 유무형의 비용은 엄청나며 이는 국가경쟁력의 손실로 연결된다. 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바닥난 현 상황에서는 개인 간, 그리고 개인이 속한 조직 내 신뢰라도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글로벌 시각을 갖자. 소규모 개방경제의 성격을 가진 한국 경제는 외부여건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그럼에도 정작 개인들은 해외의 정치.경제상황에 둔감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개인과 기업이 자신들의 경쟁력과 위상을 글로벌한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평가하지 않으면 더 이상 발전도 없을 뿐만 아니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현재는 국내만큼이나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상황도 예측이 어려울 만큼 어지럽다.
세계의 변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고 서로 간 신뢰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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