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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맵·T클라우드 개방하고 AI 비서 '누구' 내놓는 등
글로벌 IT공룡과 경쟁구도..의사결정 구조 간소화 등 체질적 개선도 뒷받침돼야
글로벌 IT공룡과 경쟁구도..의사결정 구조 간소화 등 체질적 개선도 뒷받침돼야
국내 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플랫폼 사업자 변신'을 모토로 내세운지 1년여만에 통신사업자의 색깔을 지우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선보인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서비스 '누구'로 AI플랫폼 사업에 성공적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은 물론, T맵 T전화 T클라우드 등 핵심 서비스를 잇따라 경쟁회사 가입자들에게 개방하면서 통신사업자의 부가서비스로 머물러 있던 이들 서비스를 교통, 통화 등 생활의 플랫폼으로 변신시키는데 일단 성공적 출발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과 글로벌 플랫폼 서비스 경쟁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가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규제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는 본격적인 플랫폼 시장 경쟁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최근 3C(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 기반 생활가치 및 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나오고 있는 신규 서비스들이 상대적으로 반응속도가 느리고 복잡해 이용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 때문에 소비자 목소리에 대응속도가 더뎌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글로벌 IT공룡 'FANG'과 경쟁구도 구축해 가는 SK텔레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년여 동안 통신업체의 한계를 넘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나선 SK텔레콤이 통신사업자의 색깔을 지우고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인 'FANG'과 서비스 경쟁에 본격 나서고 있다.
한 ICT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플랫폼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올 한 해 동안 엄청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당장 수익을 거둘 순 없겠지만 각각의 서비스가 결합돼 시너지를 내는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즉 기존엔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FANG이나 네이버, 카카오의 각종 서비스를 이용자들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탄탄한 도로(이동통신망)만 깔아왔다면, 이제는 그 위를 달리는 최첨단 자동차(모바일 서비스)도 함께 만들면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복잡…상품개발-소비자 의견 반응 절차 간소화해야
그런데 정작 해당 서비스 이용자들은 SK텔레콤의 신규 서비스 구동이 무겁고 사용자환경(UI)도 복잡하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일례로 SK텔레콤이 카카오톡 등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처럼 관련 애플리케이션(앱)과 전용 프로그램을 각각 스마트폰과 PC에 설치하면, PC로 작업하는 중에도 전화와 문자메시지(SMS)를 송수신할 수 있도록 한 '콜싱크' 서비스는 '일시적 장애' 등 불안정한 현상이 반복된다는 이용후기가 많다.
또 'T전화' 등 개방형 플랫폼도 너무 많은 기능을 넣다보니 반응 속도나 이용자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통신사업자로서 SK텔레콤의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탓에 이용자보다는 정부를 먼저 의식할 수밖에 없는 구조란 것이다. 한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인터넷 업체의 존폐는 이용자가 얼마나 모여드는가에 달려있는 반면 통신사는 정부의 눈치부터 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며 "이로 인해 이용자에게 딱 맞는 서비스를 내놓거나 소비자들이 제기한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리는 편"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국내 통신시장을 대표하는 SK텔레콤이 플랫폼등 미래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구조를 간소화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상품화되는 과정도 축소하는 등 조직적 변신도 함께 시도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또 정부도 규제산업 중심의 통신서비스와 사업진행 속도가 중요한 미래사업에 대한 규제체계를 이원화해서 운용하는 등 규제를 개편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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