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뒤 지정했지만 위치·정보공개 절차 미흡
포털 검색도 옛 버전 많아..지진때 시민들 혼란 초래
지난 9월 경주지진 이후 국민안전처가 지자체와 함께 지진대피소 지정에 나서고 있으나 위치 등 관련 정보 공개는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국민들이 기존에 지정된 여러 종류의 대피소를 지진대피소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포털 검색도 옛 버전 많아..지진때 시민들 혼란 초래
부산과 울산 등 동해안 지역의 경우 해안가를 중심으로 '지진해일대피소'가 지정돼 있다. 해일대피소지만 명칭의 유사성 때문에 시민들이 지진대피소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또 포털 지도에는 총 6000여개소의 '지진대피소' 위치 정보가 제공되고 있으나 경주지진 이전에 지정된 이른바 '구버전 지진대피소'여서 위치가 부정확했다.
■지정만 하고 홍보는 안돼
11일 안전처에 따르면 경주지진 이후 안전처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진대피소 지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옥외대피소 5516개소, 실내대피소 1458개소 등 전국적으로 6974개소가 지정됐다.
지자체에 의해 이렇게 지진대피소가 지정됐으나 이를 공개한 곳은 서울시와 경기 수원시, 경북 경주시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 지자체가 지진대피소 지정은 했지만 홈페이지 등을 통한 공개는 하지 않고 있다.
공개가 늦어지면서 기존 민방위 대피소나 이재민 수용시설 등 대피시설을 지진 발생 시에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오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부산과 울산, 경북, 강원 등 동해안 지역에 지정된 611개소의 '지진해일대피소'는 지진대피소와 명칭이 비슷해 잘못 이해할 가능성이 크다. 지진해일대피소는 지진대피소가 아니라 해일대피소를 의미한다. 해일의 경우 높은 곳으로 피해야 하기 때문에 건물 옥상이나 고지대가 지정된다. 반면 지진대피소는 공원과 운동장처럼 공터를 지정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진해일대피소는 해일대피소로, 지진대피소와 다르다"면서도 "지진해일대피소는 고지대로, 건물을 지정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지진 발생시 '지진해일대피소'로 피해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과 달리 부산시가 지정한 42개 지진대피소 가운데는 구청과 복지관, 학교 등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건축물 6개소가 포함돼 있다.
이재민 수용시설도 지진 발생 시 대피소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지자체가 지정한 이재민 수용시설 가운데 내진설계가 안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강진에 이어 여진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이재민 수용시설이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진 발생으로 시민들이 터전을 잃으면 임시주거시설 차원에서 이재민 수용시설을 사용해야 한다"며 "아직 내진설계가 완비된 게 아니고 순차적으로 정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털 지진대피소 오류 많아
지자체가 지정한 지진대피소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이 의존하는 것은 포털사이트에 나와 있는 지진대피소 정보 정도다. 현재 네이버 지도 서비스에서는 총 6144개소의 '지진대피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단독주택을 지진대피소로 소개하는 등 위치정보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서울 화양동의 한 지진대피소는 바로 옆 화양초등학교 운동장이 아니라 일반 주택을 표시하고 있다. 더구나 서울시가 제공하는 '건축물 내진성능 자가점검' 사이트를 통해 내전설계 여부를 확인한 결과, 해당 주택은 내진설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지진대피소 정보를 안전처에서 제공받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안전처 관계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지진대피소 요청이 접수돼 2012년에 관련 자료를 제공한 바 있다"며 "해당 자료는 원점에서 재검토했기 때문에 예전 지진대피소 관련 자료로, 새로 지정된 지진대피소 홍보를 위해 포털 업체와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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